[인터뷰] 통합으로만 전도돼 아쉬움, 무한히 소통 경청할 것
국립대-출연(연)-지자체 협업과 융합으로 입체적인 변화
대전·세종·충남 캠퍼스별 특성화도 추진
의대생 복귀, 학사일정 조정 등 최대한 피해 없도록

충남대학교 제20대 김정겸 총장이 지난 9일 취임식을 열고 2040 비전으로 ‘미래사회를 선도할 강한 대학 THE STRONG CNU, MEGA UNIVERSITY’를 선포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4M(Mobile, Multifunctional, Mixed, Mega) 전략도 제시했다.

하지만 지역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경쟁력 약화를 비롯해 재정, 통합, 의대 정원 증원 등 내·외부적으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안 해결과 향후 4년간 충남대학교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김정겸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20대 충남대 김정겸 총장.
제20대 충남대 김정겸 총장.

[대담=김도운 편집국장, 정리=이미선 기자] 김 총장은 22일 <디트뉴스24>와 만난 자리에서 글로컬대학30 사업 본 지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학내 분위기가 한밭대와의 통합이 전부인 것처럼 본말이 전도돼 있음을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들여 소통과 경청이 행해진다면 학교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이 무엇인지 학내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비쳤다. 

또  김 총장은 충남대가 사업단이나 교수별로는 전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많은 정부 재정지원을 받고 있지만, 정작 시설유지보수비나 인건비 등 학교 경상비는 부족한 현실을 소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내부 변화를 바탕으로 충남대가 대전·세종·충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고, 더 나아가 세계로 이어지는 메가 유니버시티(MEGA UNIVERSITY)가 돼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우선 한밭대와의 통합 문제가 학내는 물론 지역사회의 큰 관심이다.

대학 간 통합은 최소 질량(critical mass) 확보를 통해 대규모 정원감축 등 내부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기초학문을 보호하고, 특성화 분야 중심의 대학 혁신을 도모해 초격차 연구와 지역 성장을 이끄는 글로벌 우수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통합을 기반으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예비 지정됐고, 8월 말 최종적으로 선정되면, 내년 말까지 통합 세부 실행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 이후 5년 이내에 양 대학의 통합을 완성하는 것이 로드맵이다.

-재학생을 비롯해 교직원 등 통합 관련 학내 구성원 반발이 여전하다.

통합 진행 과정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소통을 토대로 한 충분한 논의다. 두 달 뒤로 다가온 글로컬대학 30 사업의 본 지정을 위한 계획서를 접수할 때도 전 구성원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통합계획서 역시 구성원과 충분히 논의할 것이다.

치열하게 토론한다면 현명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무한히 소통하는 자세로 학내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새로운 글로벌 리딩 국립대학 모델을 제시하는 등 여론을 수렴해 나가겠다.

-그럼에도 총학생회 등 재학생들은 소통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또 지난해는 글로컬사업30 사업 선정에 실패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취임 첫날 일정이 학생 자치 기구를 방문하고 점심을 함께하는 것이었다. 최근까지도 총학생회와 만나 '믿어달라, 믿음을 갖자, 신뢰를 기반으로 학교 발전 비전을 공유하자'고 당부했다.

현재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이 우리 학교 비전을 만들고 실현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데 대한 학내 구성원의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을 바탕으로 내부 변화와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대부분 구성원이 통합문제에만 관심을 두고, 그에 대한 얘기하는 게 지금 제일 어려운 문제다. 통합은 대학 발전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데 이게 글로컬대학30의 전부인양 본말이 전도돼 있어서 아쉽다.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 관련해서는 내가 나름대로 정부하고, 또 고등교육 등의 흐름에 대해 전문성이 좀 있다. (웃음) 그런 점에 보면 (이번에는) 크게 문제없이 잘 되리라 본다.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이 김도운 디트뉴스24 편집국장과 인터뷰중인 모습. 
김정겸 충남대 총장이 김도운 디트뉴스24 편집국장과 인터뷰중인 모습.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

지역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의약 바이오, 국방융합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정부 출연 연구원 및 지자체 등과의 융합을 통해 초격차 연구와 지역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글로컬대학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사업 핵심 추진 방안을 ‘CHANGE(Chungnam-Hanbat Activate iNnovation & Global Education)’로 정했다.

△출연(연) 1000명 전임급 겸임교원 임용 △프라운호퍼평 융합연구원을 통한 지·산·학·연 변화 △약 1조 원 규모의 지자체 대규모 투자 및 캠퍼스 특성화를 통한 지역 변화 △자율선택 전공 및 올린 공대형의 경험 중심 교육 변화 등 협업과 융합을 기반으로 한 입체적인 변화 전략이 이뤄질 것이다.

-세종·충남(내포) 캠퍼스 진출의 의미와 계획은.

취임식 때 제시한 4M 전략 중 마지막 메가(Mega) 전략과도 연결된다.

대전(대덕·보운) 캠퍼스는 연구 중심·사회공헌·글로벌 국제화로 특성화하고, 세종캠퍼스는 세종충남대병원 기능 강화, 의대 예과 중심 교육 및 의과학 분야를 강화할 방침이다. 내포캠퍼스는 첨단그린융합 분야로, 신동캠퍼스는 바이오산업 분야로 특성화를 추진할 것이다. 이들을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운영체계도 마련할 거다. 

이와 더불어 대전·세종, 충남뿐만 아니라 해외 글로벌 캠퍼스도 구축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치해 세계 속의 대학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충남대가 지역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역할을 다하면서 글로벌 환경 속에서 강한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메가 캠퍼스·메가 유니버시티의 핵심 전략이다.

-의대 정원 증원 갈등이 여전한데, 의대생 복귀 문제도 관심이다.

내가 총장으로서 할 일은 간단하다. 학교가 가진 기존 제도를 가능한 활용하고,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 학교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학사 일정 조정 등 지금도 교무처와 학생처 등이 주축이 돼 회의하고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정(醫政)  갈등 속에서 피해 학생이 없게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나는) 충남대에서 평생을 커 온 사람이다. 어떠한 결정을 하는데 충남대 구성원에 피해가 생길 수 있는 결정을 하겠나.

다만 시간이 필요한 일이 있음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우리끼리 서로 믿어주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자. 신뢰라는 말이 어설프다면 학교 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그러면 추후 나머지 일들도 충분한 논의와 경청을 통해 해결될 것이다.

지난 4월 김정겸 충남대 총장이 취임 첫 일정으로 학생 자치 기구와 점심을 함께 하는 모습. 
지난 4월 김정겸 충남대 총장이 취임 첫 일정으로 학생 자치 기구와 점심을 함께 하는 모습. 

◆김정겸 총장

-충남 부여

-충남대 교육학과 졸업

-충남대 교육학 석·박사

-충남대 교무처장·기초교양교육원장·교육연구소장·AI융합교육연구소장·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 업 단장 등

-대통령직속 국민 통합위원회 위원·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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