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서 ‘취임 2주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개최
1차 공공기관 이전 “기대만큼 성과 없어” 저평가
[황재돈 기자]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지역 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이전 형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통해 공공기관 이전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추진에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모아진다.
9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 관련 취재진 질문에 “(수도권)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경제와 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지역과 계속 협의하고 빠른 시일 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물론 없는거보다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하면 도움은 된다”면서도 “하지만 지역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국가균형발전 기조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지역균형발전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며 “첫째 지방에 재정자주권과 정책결정권을 보장해주고, 지방 스스로 비교우위에 있는 사업을 스스로 발굴하고, 중앙정부는 규제완화나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나 공정한 교통 접근성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보고에선 ”국가균형발전은 국가성장 동력“이라며 ”좋은 축구 경기를 하려면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하듯 국토를 구석구석 모두 활용해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먼저, 정치 공세”..채상병·김여사 특검 거부권 시사
윤 대통령은 이날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엄정한 수사를 강조했다. 다만, 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는 선을 그으며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암시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며 “사건 재발을 방지하고 희생자 명예 회복과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진상규명이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는 “수사 관계자나 향후 재판 관계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계속해서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 할 수 있겠느냐. 진실을 왜곡해 책임 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이 없거나 약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며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고 수사 관계자 마음가짐과 자세를 좀 믿고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는 처음 사과했다. 하지만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법에는 “정치공세”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게 걱정을 끼친 부분에 사과드린다”며 “특검이라는 것은 정해진 검찰, 경찰, 공수처 기관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 특수부까지 동원해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그야말로 특검 본질이나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출국과 관련해 “출국금지는 인사 검증을 하는 정부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다”며 “공수처에서 이 전 대사를 지난해 9월경 고발했다는 것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공수처 소환 등이 진행됐다면 검토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총선 패배는 제 부족..야당과 협치 포기 않을 것”
22대 총선 결과를 두곤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민생에 있어 아무리 노력했어도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며 “정부 정책을 국민께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야당 협치 관련 질문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고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확 바뀌고 협치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끈기와 인내, 서로에 대한 진정성과 신뢰, 대화 성의 등을 먹고사는 것이 협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절대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