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천안을 국회의원 후보
인재영입 논란, 박완주 개입설 등 정면 반박
고시출신 행정전문가 “이 정부, 한 일이 없다”

22대 총선 충남 천안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황재돈 기자.
22대 총선 충남 천안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황재돈 기자.

[특별취재반 김재중 기자] 22대 총선, 충남 천안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노무현 때문에 정치를 꿈꿨고 노무현 때문에 민주당을 선택했다”며 정권심판론을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이재관 후보의 경쟁상대는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혈기왕성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맞섰던 검사출신 이정만 국민의힘 후보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천안을 선거구에는 ‘노무현 코드’가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20일 오후 천안 두정로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이재관 후보는 “왜 정치를 하려하고, 왜 민주당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노무현”이라는 답을 꺼내놨다.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혁신관리비서관실에서 일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장·차관들과 무수히 토론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참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진솔함과 소통 능력을 봤는데, 그 속에서 대단한 권위도 느꼈다.”

경쟁상대인 이정만 후보가 평검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맞섰던 검사출신 법조인이라는 점에서 전의(戰意)를 다진 모습이었다. 이재관 후보는 지난 19일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이른바 ‘김건희 명품백 수수의혹’을 제기하며 상대에 대한 공세를 펴기도 했다. 상대가 ‘찐윤’도 아닌데, 무리수를 던진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재관 후보는 “이정만 개인을 공격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정권심판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즉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을 때 앞으로 국정기조가 어떻게 갈 것인라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퇴행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여당의 일원인 이정만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명품백 문제 등은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에 나섰던 검사출신 이정만 후보가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서 (토론회에서) 한 질문이었다”며 “대답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인재영입은 당의 선택 과정, 내부 발탁 의미도...

박완주 개입설? 무소속이 제1당 좌우 말 안돼”

이재관 후보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인재영입 재탕 논란, 박완주 아바타 논란 등 상대 후보의 비판을 언급하며 인터뷰의 공세수위를 높였다.

그의 논리는 간명했다. 인재영입 재탕 논란과 관련해서는 “(당의 제16호 인재영입은) 이재관이 선택한 과정이 아니고, 중앙당이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이었다”며 “인재영입의 의미가 반드시 외부 전문가를 모셔오는 의미뿐 아니라 내부 발탁의 의미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대 후보가 ‘아바타’라는 표현까지 쓴 이른바 '박완주 의원 개입설'에 대해서는 “박 의원과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2년 선후배 사이이고, 자별한 사이인 것이 맞다”며 “그러나 무소속 의원이 제1당을 좌우하며 (당내 후보선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맞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재관 후보는 제32회 행정고시 합격 후 대전과 세종에서 행정부시장까지 지낸 고위 행정관료 출신이다.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는 “천안특례시 지정”이라고 답했다.

“천안특례시 지정을 제1공약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례시가 되면 기초자치단체임에도 광역자치단체 권한의 상당 부분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특례가 가능하다. 자율권이 그만큼 많이 부여된다. 성환종축장 국가산업단지 계획 같은 것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면 자치단체 역량도 중요하다. 특례시가 되면 더 큰 행정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그는 당선을 전제로 “행안위나 산자위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천안특례시 지정이나 국가산업단지 추진 등과 같은 지역공약을 완수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행정전문가 이재관은 “앞으로의 지방분권 전략은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지역공동체가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행정이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며 “현 정부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는 “투표참여”였다. 이재관 후보는 “국민은 위대하다. 결국 표로 모아지는 힘이지만, 그 결과가 갖는 힘은 엄청난 것”이라며 “심판은 준엄하다. 시민 여러분이 꼭 위대하고 준엄한 한 표를 행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천안을 총선 후보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황재돈 기자.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천안을 총선 후보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황재돈 기자.

다음은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천안을 후보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 대전 세종 충남을 아우르는 행정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행정전문가가 왜 국회로 가야하느냐는 질문을 드리고 싶다. 설득력이 좀 필요한 대목이다.

시장도 어떤 행정 경험을 살려서 천안이라고 하는 지역을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고 또 시민들에게 풍족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것이 큰 방향이다. 국회의원 역시 지방자치 제도를 더 발전시켜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일 수 있다. 목적은 같고 방법의 문제일 뿐이다. 이와는 별개로 시장하지 왜 국회의원 하려고 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 솔직히 싫지는 않았다. 최소한 시장으로서 자격은 인정해 준다는 뜻으로 들린다.

- 통계적인 얘기는 아닌데, 보통 고위공직자 출신이 선출직에 도전할 경우, 대체로 보수정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공직사회가 조금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 아닐까 생각도 드는데, 후보는 왜 민주당을 선택했나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혁신관리비서관실에서 일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장·차관들과 무수히 토론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참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진솔함과 소통 능력을 봤는데, 그 속에서 대단한 권위도 느꼈다. 이후에도 여러 대통령을 봤지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공직사회 보수성향에 대해서는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요즘은 그냥 개성인 것 같다. 지금은 공직사회 내부에서 어떤 경향성을 찾기보다는 그냥 개성의 시대인 것 같다는 뜻이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존재한다.

- 지난 천안시장 선거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이번에 인재영입 케이스로 발탁됐다. 재탕이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해명할 만한 내용이 있나.

천안을 지역은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곳이다. 후보 선발을 중앙당에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이 점을 밑바탕에 두고 생각해 봐야 한다. 후보 이재관이 선택한 과정이 아니고 중앙당이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이었고, 이재관은 그 대상의 일부분이었던 것이다.

인재영입과 관련해 재탕삼탕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도 잘 안다. 당 밖의 전문가를 당 내부로 끌어오는 것이 인재영입의 전형이라는 점에도 동의한다. 다만 내부발탁의 의미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당 내부에서 지방의원을 국회의원 후보로 발탁하는 것도 인재영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내부발탁 케이스가 여럿 있다.

- 상대 후보가 검사 출신이기에 ‘명품백 논란’ 등을 언급하며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정만 후보가 ‘찐윤’은 아니지 않나.

이정만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 ‘검사와의 대화’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지금 정권심판론을 이야기하면서 이정만 개인을 공격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정권심판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즉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을 때 앞으로 국정기조가 어떻게 갈 것인라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퇴행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여당의 일원인 이정만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정만 후보가 아니어도 정권심판론은 유효하다. 명품백 문제 등은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에 나섰던 검사출신 이정만 후보가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서 (토론회에서) 한 질문이었다. 대답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 노무현 코드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재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기에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하고, 상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몰아세웠던 검사 출신이다. 의도적으로 ‘노무현 코드’를 내세우는 건가.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이야기할 따름이다.

- 상대 후보는 박완주 의원 이야기를 하며 이재관 후보에게 ‘아바타’라는 표현까지 썼다. 불미스런 일로 출당 조치된 박 의원을 이재관 후보와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나.

박 의원과 나는 고등학교와 대학 2년 선후배 사이다. 박 의원이 국회 행안위에서 상임위 활동을 했고 국회에서도 업무상 자주 만났다. 자별한 사이라고 보는게 맞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자. 제 친구 중에 대구 북구을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도 있다. 가족끼리도 잘 아는 친구다. 이정만 후보 프레임으로 보면, 내가 국민의힘과 내통하는 것이냐.

개인적으로는 박완주 의원 출당 이후 이전처럼 가볍게 만나기 부담스러워진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무소속 의원이 제1당을 좌우하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맞는 소리다.

- 성환종축장 문제 등 지역개발 이슈와 관련해서는 상대 후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상대와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는 대표공약은 무엇인가.

천안특례시 지정을 제1공약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례시가 되면 기초자치단체임에도 광역자치단체 권한의 상당 부분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특례가 가능하다. 자율권이 그만큼 많이 부여된다. 성환종축장 국가산업단지 계획 같은 것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면 자치단체 역량도 중요하다. 특례시가 되면 더 큰 행정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 진보 표심이 강한 불당동이 천안병 선거구로 편입됐다. 이재관 후보 입장에서는 좋은 결과는 아닌 것 같은데. 나름의 대책이 있나.

맞다. 쉬운 선거가 아니라고 본다. 때문에 북부 4개 읍면 지역민심을 얻기 위해 집중할 생각이다. 지역 주민들을 많이 만나고 스킨십을 늘리는 방법 외에 큰 방법은 없는 것 같다.

- 국회에 입성한다면 어떤 의정활동을 펴고 싶나. 희망하는 상임위랄까, 또는 법안발의 계획 등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아직 구체적으로 답하기는 이르다. 다만 제 전문성과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서 행안위 또는 산자위 활동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크게는 지방행정의 흐름을 바꾸는 정치를 하고 싶다. 주민참여와 지역공동체가 중요한 키워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행정의 사각지대가 넓어지기 마련이다. 모든 문제를 행정이 해결할 수 없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지역공동체가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행정이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 현 정부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 좀 의례적인 질문이긴 한데, 마지막으로 지역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남겨 달라.

국민은 위대하다. 결국 표로 모아지는 힘이지만, 그 결과가 갖는 힘은 엄청난 것이다. 그래서 심판은 준엄하다. 시민 여러분이 꼭 위대하고 준엄한 한 표를 행사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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