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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복원···2026년부터 출입
[태안=최종암 기자] 태안군 안흥진성이 50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온다. 국내 최고의 바다조망을 간직한 태안군 관광산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1976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센터 보호용 철조망에 갇혀 있던 비밀의 화원이 개방된다는 소식에 태안군이 들썩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홍일, 이하 국민권익위)는 21일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사무소에서 태안군민 1만9544명이 제기한 안흥진성 정비·개방을 위한 군사시설 보호구역(이하 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집단 고충민원을 조정했다.
김홍일 위원장이 주재한 이번 조정으로 안흥진성은 발굴과 복원을 거쳐 2026년 완전 개방된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22일 브리핑을 통해 안흥진성 군사시설 보호구역 개방을 위해 노력했던 과정과 기대효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설명했다.
가 군수에 따르면 태안군민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 9 544명은 지난 3월 “안흥진성을 발굴·복원해 국민에게 개방할 수 있게 보호구역을 해제해 달라”며 국민권익위에 집단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고충민원을 접수한 즉시 현장 실지조사, 주민 의견 수렴,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21일 최종 조정안을 마련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충남 태안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2025년까지 안흥진성 개방 범위를 정해 발굴 및 복원하고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나머지 부분 정비를 마무리 한다.
문화재청은 태안군이 빠른 시일내에 안흥진성을 복구한 뒤 국민에게 개방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한다.
태안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방력 강화를 위한 원만한 무기 시험·평가를 지원하고, 안흥진성을 성공적으로 정비하는 일에 상호 협력한다.
이들은 올 11월 30일까지 안흥진성 및 전망대 설치지역의 개방범위와 면적 등을 협의, 확정하며, 군은 2025년 12월 31일까지 50억원을 투입 개방지역 성벽 400미터를 정비한다.
한편, 안흥진성은 서해안 방어를 위한 요충지로서 선조 16년(1583년)에 지어진 성벽 높이 3.5m, 둘레 1717m 규모의 석성(石城)이며, 2020년 11월 국가사적 제560호로 지정되는 등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다.
무기시험소인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센터가 1976년 1월 문을 열면서 보호용 철조망이 설치돼 안흥진성의 45.3%에 해당하는 777m 구간의 출입이 전면 차단됐다.
이후 1989년 12월에 보호구역으로, 2022년 8월에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되면서 성벽이 무너지거나 붕괴 직전의 상태가 돼도 복원· 정비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가세로 군수는 관광지개발 등 향후계획을 묻는 질문에 “안흥진성을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어 모두가 즐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허물어진 성의 복원이 간절한 시점”이라면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성내 국방과학연구소가 설치한 울타리(철조망)를 이설, 국민과 군민에게 관광과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