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위-본부 특수한 협력모델 이해 못한 주장"
국민의힘 특위 주장 반박, 법적 대응 시사

2019년 5월 29일 열린 '제 1회 유엔해비타트 총회'에서 마이무나 모드 샤리프 사무총장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양자면담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박 전 수석 측 제공. 
2019년 5월 29일 열린 '제 1회 유엔해비타트 총회'에서 마이무나 모드 샤리프 사무총장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양자면담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박 전 수석 측 제공. 

[내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최근 불거진 ‘유엔해비타트 사칭’ 논란에 "특수성을 배제한 일방적 여론몰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위원장 하태경, 특위)는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비영리 사단법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해비타트한국위)’가 유엔 산하 기구인 것처럼 사칭해 44억 원에 이르는 기부금을 모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전 수석은 해비타트한국위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특위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특히 해비타트한국위는 민법 32조에 따라 정식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국회사무처의 관리, 감독을 받는 기구다. 

박 전 수석은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했다면 애초에 국회사무처의 감독 결과에 따른 시정 조치가 있지 않았겠냐“며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던 451일 임기동안 회장에게 부여되는 법인카드 발급과 임금을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국회사무처는 최근 일부 정치권의 의혹 제기에 해비타트본부에 직접 사실 확인을 위한 질의를 보냈으며, 본부는 '올해 10월 예정됐던 ‘포괄적 업무협약 체결’ 계획과 양측의 원만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2월 26일 '대한민국 국제 청년의 날' 당시 유엔해비타트 본부 관계자 초청 및 한국위 설립에 관한 협의 당시 모습. 박 전 수석 측 제공. 
2019년 2월 26일 '대한민국 국제 청년의 날' 당시 유엔해비타트 본부 관계자 초청 및 한국위 설립에 관한 협의 당시 모습. 박 전 수석 측 제공. 

‘해비타트한국위’ 주최 행사, 해비타트본부 인사 대거 참석
공식서한에 ”한국위 설립 인정“ 명시돼

박 전 수석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제가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했다는 최근 일부 정치권의 주장과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해비타트본부’의 최고위직인 마이무나 모드 샤리프 사무총장(Maimunah Mohd Sharif)이 해비타트한국위에 보낸 ‘공식 서한’을 근거로 제시했다. 

박 전 수석이 제공한 서한에 따르면 샤리프 사무총장은 ‘해비타트한국위가 설립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친 지속가능한 도시화를 위한 노력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샤리프 사무총장의 공식 서한뿐 아니라 해비타트본부가 주최한 공식 행사 초청장도 박 전 수석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특히 해비타트본부와 한국위가 진행해 온 협력사업과 관련해 ‘다수의 개별적 협약’을 체결해왔고 모두 ‘해비타트한국위’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해 이뤄진 점도 확인됐다. 

샤리프 사무총장 명의로 발송된 ‘제1회 유엔해비타트 총회’ 공식 초청장엔 ‘다시 한번 기쁜 마음으로 해비타트한국위 설립을 인정하며 박수현 회장에게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해비타트본부는 귀하(박 전 수석)가 2020-2023 전략계획의 영역 내에서 한국에서 우선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해당 총회는 2019년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의 유엔해비타트 본부에서 개최됐다. 

또 해비타트한국위가 국내에서 개최한 다양한 행사에 해비타트본부 핵심 인사들이 공식적으로 참석한 것도 확인됐다. 

유엔해비타트 청년위원장으로부터 2019년 8월 15일 수신한 'UN 세계 청년의 날' 감사 서한. 수신처에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라고 명시돼 있다. 박 전 수석 측 제공. 
유엔해비타트 청년위원장으로부터 2019년 8월 15일 수신한 'UN 세계 청년의 날' 감사 서한. 수신처에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라고 명시돼 있다. 박 전 수석 측 제공. 

해비타트한국위가 설립 준비단계인 2018년 7월 19일 개최한 ‘유엔해비타트 청년과 도시 정책 위원회’ 발족식에는 더글라스 라간 청년위원장이 참석했다. 

2019년 2월 26일 열린 ‘대한민국 국제 청년의 날’ 행사에는 마르코 카미야 도시경제국장이 참석해 행사 개최를 축하하기도 했다. 

박 전 수석은 ”본부 인사들은 다양한 해외 출장 요청에 초청기관의 성격과 수준을 까다롭게 평가한 후 출장여부를 결정한다“며 ”한국위가 개최한 여러 행사에 본부 인사들이 함께 해왔다는 사실은 한국위의 국내 활동이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는 10월 해비타트본부 공식 방한 예정
‘포괄적 업무협약’ 앞두고 터진 ‘의혹’ 
‘한국위-본부’ 역사상 최초의 ‘협력모델’ 

해비타트 본부와 한국위는 지난 7월 6일 공식 화상회의를 열었다. 양측은 회의에서 기존 개별적 협력사업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단일협약인 ‘포괄적인 업무협약’ 체결 필요성에 공감했다. 

해비타트본부는 오는 10월 방한 시기에 맞춰 ‘포괄적 업무협약’을 공식 체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박 전 수석은 ”본부가 발표한 2020 재정전략계획에는 올해까지 전 세계 4개의 국가위원회와 협력하고자 하는 목표도 담겼으며 4개국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의 선도적 노력이 국제기구의 계획 수립에 영향을 주고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계기로 이어진 고무적 사례“라며 ”한국위는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한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높이는 활동’을 해온 것“이라고 강변했다. 

박 전 수석은 ”해비타트한국위는 어떤 국고보조금이나 불특정 개인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적 없다.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는 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개별적 공익 활동과 사업들을 직접 기획 및 운영해오고 있을뿐“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해비타트본부가 일부 정치권에 밝힌 ‘유엔해비타트는 시민 사회단체 또는 비정부단체를 지지하거나 승인하지 않는다’는 답변에는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진단했다. 

박 전 수석은 해비타트한국위는 설립 준비 단계부터 해비타트본부로부터 행·재정적 재량권과 의결권을 독립적으로 갖는 ‘수평적 협력 관계’로 설계됐으며 유엔해비타트 역사상 ‘최초의 협력 모델’ 이라고 설명했다. 

즉 해비타트한국위는 본부에 종속된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본부의 한국위원회 설립 허가가 필요없었다는 것. 

박 전 수석은 ”이런 양측의 특수 관계와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식적 관계의 지부를 두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론적 답변만 인용해 주장하고 있다“며 ”유엔 산하기구 사칭 주장은 일방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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