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대전 원도심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대전역에서부터 옛 충남도청까지 원도심 1km 구간이 온통 축제장으로 바뀌었다. 0시 축제는 원도심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2023 대전 0시 축제'는 지난 11일 개막해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도심 축제다. 이 기간 축제장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0시 축제는 1950년대 발매된 대중가요 ‘대전부르스’ 가사인 ‘대전발 0시 50분’에서 착안해 기획됐다. 축제장을 가득 메운 구슬픈 노래의 배경은 자정이 넘은 새벽, 대전에서 목포로 향하는 완행열차다. 

축제장은 과거‧현재‧미래존을 나뉘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과거존에서는 관객 참여형 공연인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이 펼쳐지고, 양키시장·양복점·성심당·음악다방 등 그시대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목척교를 지난 현재존에서는 길거리 문화예술공연, K-POP 콘서트, 월드DJ 페스티벌이 열린다. 

미래존은 옛 충남도청과 맞닿아있다. 나노반도체·우주항공·바이오헬스·국방산업 등 대전의 4대 핵심산업을 몰입형 실감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것이 특징. 3D 홀로그램 영상과 옛 도청 건물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쇼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대형 꿈돌이, 안녕? 누들 도시 명성도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오래된 마스코트 '꿈돌이'는 0시 축제에서 다시 태어났다. 18m 높이 대형 야간조형물로 구현된 꿈돌이는 아이들과 외국인 방문객들이 찾는 가장 인기 있는 '포토스팟'이다.

기존 ‘칼국수의 도시’라는 명성은 이번 축제를 통해 ‘누들의 도시’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됐다. 바가지요금은 근절하되, 불법 노점상을 없애 먹거리 소비자와 공급자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전역 동쪽 소제동 일원에서 열린 누들대전 페스티벌에서는 다채로운 면요리를 선보였다. 이중 대전역의 역사와 함께한 ‘가락국수’ 부스에는 실제 상인들이 참가해 추억의 맛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동구 중앙시장 골목골목도 특색있는 먹거리 부스로 탈바꿈했다. 독일 소세지와 일본 타코야끼, 튀르키예 케밥 등 다양한 해외음식과 먹태와 노가리 등 건어물과 함께 마시는 저렴한 맥주거리도 조성됐다. 명성이 자자한 중앙시장 상인들이 운영하는 작은 시장 맛집도 밤마다 북적인다.

+ 대전의 또다른 축제는?

대전 국제 와인 엑스포

대전 국제와인페스티벌이 ‘국제 와인 EXPO’로 재도약을 꿈꾼다. 대전은 1969년 대한민국 최초의 와인이 만들어진 곳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매년 9월 열리는 축제 기간에는 아시아 최대 와인품평회인 아시아 와인 트로피, 세계 유명 와인 전문가와 함께하는 세미나 등이 열린다. 방문객들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30여 개국에서 생산한 다양한 와인을 만나볼 수 있고, 시음과 구매도 한 자리에서 가능하다.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과학도시’ 타이틀에 걸맞게 대전시에서 30년 째 이어지고 있는 축제다. 대전컨벤션센터와 엑스포과학공원, 대덕특구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로 최신의 과학트렌드와 미래 기술을 만나는 장이 되고 있다. 

축제 기간 로봇, 드론, AI 등 미래 과학기술 체험, 과학자와 과학커뮤니케이션 초청 강연, 사이언스매직쇼, 사이언스투어,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대전컨벤션센터 전시관에는 다양한 과학 분야 특별관과 체험관 등이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