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IN 충청-⑩] 서천한산모시문화제
1500년 수제 전통···대한민국 대표 섬유축제
제1회 맥문동 꽃 축제···맛과 멋 환상의 조화
전국 곳곳에 활기가 넘친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축제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부터 오래된 역사와 도시브랜드를 담은 축제까지. 대전·세종·충남의 다양한 축제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서천의 대표축제인 한산모시문화제가 올해로 33회를 맞았다. 6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열린 이번 축제에는 특별히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한산모시문화제는 주민이 기획부터 구성까지 전 준비과정에 참여해 치르는 주민주도형 축제로 ▲한산모시학교 ▲미니베틀짜기 ▲저산팔읍길쌈놀이 등 인류무형무화유산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전통섬유축제다.
한산모시문화제의 의미는 사라져가는 전통섬유의 전통을 잇고 섬유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있다.
서선군은 한산모시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모시문화제를 기획하고 30년 이상 유지해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한산모시문화제는 한산모시짜기 등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기웅 군수는 “(한산모시문화제가)천오백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대한민국 대표전통섬유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모시문화제야말로 한산모시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문화축제”라고 했다.
한국방문의 해 명예위원장이기도 한 김건희 여사는 서천군을 첫 번째 방문(제33회 모시문화제)했다.
그는 문화제 개막식에서 한산모시가 삼국시대부터 핵심 교역품이자 조선시대 왕실의 주요옷감으로 사용되며 품위와 존귀함을 이어온 점을 강조했다.
한산모시문화제에 참여한 관광객들은 단순함 속에 숨어있는 한산모시의 깊이에 감탄사를 쏟아낸다.
그들 역시 위대한 전통을 계승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데 생각과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한산모시문화제의 백미는 저산팔읍 길쌈놀이와 미니베틀짜기 체험이다.
우선 저산팔읍(苧山八邑) 길쌈놀이는 일종의 모시짜기 경연대회라고 할 수 있다. 한산을 중심으로 서천, 비인, 보령, 남포, 홍산, 임천, 정산 등 서천군, 보령시, 부여군, 청양군에 속한 8개 마을(저산팔읍) 사람들이 모여 모시길쌈(직물짜기)솜씨를 뽐낸다.
실제 조선시대에는 각 군현별로 모시길쌈 경연대회가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저산팔읍 중 한산의 모시와 길쌈솜씨가 가장 뛰어나 늘 1등을 했다고 한다.
저산팔읍길쌈놀이는 여인네들의 애환과 체념, 그리움 등을 주된 내용으로 전개된다.
놀이는 길쌈하는 과정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한다. 1991년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됐다. 저산(苧山)의 저(苧)는 모시를 뜻한다.
한산모시짜기(미니베틀체험)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로 등재됐다.
삼베가 전국적으로 생산되는데 반해 모시는 충청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만 난다. 그 중 저산팔읍 모시가 유명했는데 한산모시를 으뜸으로 쳤다.
모시짜기는 태모시를 입술과 이를 이용해 쪼개는 과정이다. 이 때 얼마나 섬세하고 작게(세세하게) 쪼개는가에 따라 모시의 품질이 결정된다.
가장 가는 모시인 ‘상저’를 최상품으로 친다. 상저를 흔히 세모시라고 부르는데, 세모시는 밥그릇에 모시 한필이 다 들어갈 정도로 가늘고 고와 최고의 옷감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모시제작과정은 태모시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모시째기, 모시삼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꾸리감기, 모시짜기로 이어진다. 그중 모시째기는 모시를 짜는 사람들의 정성과 인내심을 대표하는 과정이다. 입으로 하는 작업인데다 세모시를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는 과정에서 입술과 이가 성한 날이 없었다고 한다.
한산모시문화제의 백미인 미니베틀체험은 한산모시짜기를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서천군의 또 다른 축제 ‘제1회 맥문동 축제’
서천군은 한산모시문화제 말고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 , ‘서천자연산광어도미축제’, ‘홍원항자연산전어축제’, ‘장항항수산물꽃게축제’, ‘한산소곡주축제’ 등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축제가 매우 많다.
이 축제들은 대개 수산물과 연관이 돼 있다. 그래서 이번엔 맥문동으로 눈을 돌렸다.
예부터 서천에는 맥문동이 많이 나는 고장으로 토양이나 기후조건이 맥문동이 자라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천에 지천으로 널린 맥문동 꽃은 색깔이 선명하고 잎이나 뿌리가 성해 약효가 매우 뛰어나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8월 중순 이후 활짝 피어나는 맥문동 꽃을 활용한 또 다른 축제를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뿌리의 맛 또한 최고의 효능을 보이는 시기임으로 맥문동을 활용한 음식을 개발, 선보임으로써 맛과 멋을 다 잡아볼 각오다.
김 군수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지역 내 재배 농가를 육성하고, 맥문동이 서천의 또 다른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맥문동 상품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축제에 서천군이 선보일 음식은 맥문동을 재료로 활용한 떡, 해물파전, 막걸리, 라떼, 아이스크림, 차, 백숙 등 20여 가지로 식당과, 행사장 내 식음료 부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 음식들은 맥문동의 아삭한 질감과 달짝지근한 맛의 조화로 품평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맥문동 뿌리에는 항암, 염증, 당뇨개선 등 약리적 효능이 우수한 사포닌과 스피카토사이드가 매우 풍부하게 함유돼있다.
제1회 맥문동 꽃 축제는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장항송림산림욕장에서 열린다.
서천군은 축제기간을 활용해 맥문동 꽃의 아름다움과 효능, 맥문동 음식 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