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 논란 불구 맹탕 청문회...30일 경과보고서 ‘채택 수순’
야당측 송대윤 의원만 ‘시장 캠프 이력 거론’...무색 검증

연규양 대전교통공사 사장 임용후보자가 29일 대전시의회 인사청문특별간담회에서 청문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대전시의회 제공. 
연규양 대전교통공사 사장 임용후보자가 29일 대전시의회 인사청문특별간담회에서 청문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대전시의회 제공. 

[김재중 기자] 연규양 대전교통공사 사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대전시의회 인사청문특별간담회가 ‘송곳 질문’ 없이 두 시간여 만에 끝났다. 오후 일정을 넘겨 저녁 늦은 시간까지 검증을 이어갔던 전례와 달리, 내정자의 포부나 비전 등을 묻는 형식적 청문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오후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위원들이 주축이 된 인사청문특별간담회는 연규양 대전교통공사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검증에 나섰다. 청문에는 이병철 산건위원장과 산건위 소속 송활섭·송인석·김선광·김영삼·송대윤 의원,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정명국 의원 등 총 7명이 참여했다.

이날 청문회는 대전시 민선 8기, 제9대 대전시의회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기관장 인사청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청문 바로 전날 언론에 인사청문 계획을 알리는 등 준비 소홀을 드러냈다.

청문회 진행 자체도 전문성이나 도덕성 검증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 사장의 자질과 관련해서는 송활섭, 정명국 의원 등이 “자기소개서에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하지 못한다고 적었던데, 리더로서 단점 아니냐”고 되묻는 정도였다.

대다수 청문 위원들은 직원 현황, 경영 현황, 도시철도 요금체계, 승강장 수, 환승체계 등을 묻는 단답식 질문을 이어갔다. 김영삼 의원은 도시철도 무임승차에 따른 적자손실 해소방안, 지하철 침출수 활용방안 등을 질의했다.

내정자의 답변도 천편일률적이었다. 향후 조직운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연 내정자는 “조직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권위주의적이지 않게 대화와 소통으로 직원들을 대하겠다”거나 ““취임 후 노동조합 등을 만나 경청하겠다” 등의 원론적인 답변을 꺼냈다.

유일하게 청문회 야당측 위원으로 참석한 송대윤 의원만 다소 껄끄러운 질문을 이어갔다.

송 의원은 “대기업에서 조직관리를 했다고 하는데, 30대 초반에 조직관리 업무를 했다고 해서 경험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며 “언론인 출신으로 이장우 시장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한 사람이 내정자가 됐는데, 결국 공사 직원들의 꿈과 희망을 저버린 사람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 시장의 후보시절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으로 사실상 ‘낙하산 인사’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셈이다.

청문회는 한 차례 정회 후 오후 4시 15분께 종료됐다. 청문 시간은 대략 2시간으로 늦은 밤까지 이어졌던 과거 인사청문회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청문회를 지켜 본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국민의힘 일색의 의회에서 제대로 된 검증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검증을 하는 시늉이라도 하며 시간을 끌 줄 알았다”며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 도입 이후, 이렇게 단시간에 언성 한 번 높이지 않고 끝난 청문회는 기억에 없다. 최소한 언론과 시민의 눈치도 보지 않는 의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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