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위기의식 봉착, 출구전략 차원 행보
양승조 비판 글 게시에 관계 개선 필요성도 제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의 충남도청을 다녀간 뒤 방문 목적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 위원장은 '취임 1년'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다른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강 위원장은 지난 9일 취임 1주년을 기념해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내년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출마, 충청대망론, 최근 논란이 된 충남 산하기관장 성 비위 관련 질답이 오갔다. <관련기사 9월 9일자: 충남도청 찾은 강훈식 “공직자 성 비위, 인식전환 필요 등>

강 위원장의 도청 방문 배경은 그가 충남도당위원장과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충남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떠안고 있기 때문.

이명수 도지사 출마, 윤석열 충청대망론 ‘견제’
성 비위 충남 산하기관장, 코로나 집단감염에 ‘민심이반' 우려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런 부분이 집중 부각됐다. 강 위원장은 충청대망론에 입장을 밝히며 “선거 때만 되면 충청에서 태어나지도, 한 일도 없는 인사들이 과거 족보 얘기를 하면서 충청대망론을 언급한다. 참으로 후퇴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직격한 발언인 셈.

여기에 이명수 의원(아산갑) 견제도 필요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이 의원은 국민의힘 도당위원장 자격으로 취임 직후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국민의힘 도당위원장도 도청을 들렀으니, 민주당 도당위원장으로서 맞불을 놓을 필요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이 의원은 이낙연·정세균 등 민주당 대선 주자를 향해 “총리 때 뭐했느냐”며 후보들의 충남 공약을 비판했다. 특히 충남지사 출마설에는 “‘피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출마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강 위원장은 또 최근 논란이 일었던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장의 성 비위 사태도 언급했다. 이는 대선을 앞둔 민심 이반을 고려한 행보로 읽힌다.

지난 2017년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성폭력 범죄로 구속됐고, 성추행 혐의로 같은 당 소속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때문에 민주당 발목을 잡아온 성 비위 문제가 대선 경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양승조 충남지사와 관계 개선 필요성도 대두된다. 강 위원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 비위를 저지른 충남 산하 기관장이 솜방망이 징계 뒤 복귀를 두고 양 지사를 비판했다.

강 의원은 양 지사와 손학규계 대표 인물로 꼽힌다. 지난 지방선거 도지사 경선 때도 양 지사를 적극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강 의원이 양 지사와 대립각을 세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의식한 듯 강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이낙연 후보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저도 입장을 밝힐 수 밖에 없었다”며 “양 지사에 의견을 전달한 뒤 글을 올렸기 때문에 오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밖에 “아산에서 교회발 확진자가 많이 생긴 것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국민과 도민에 송구스럽다”고 한 사과 발언은 지역구 내 발생한 대규모 집단감염이란 돌발 변수로 지역 민심 이반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결과적으로 강 위원장의 충남도청 방문은 크고 작은 악재로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판단에 따른 출구 전략 차원의 행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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