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 3명과 직격 인터뷰...가장 큰 고민은 대입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일인 9일을 앞두고 고3 학생들 3명을 만나 그들이 처한 현실과 선거권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음...신종플루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나는 학창시절이랄까요?" "저희가 1999년생 못지않은 수난의 세대라는 말도 많죠"

근황을 묻자 기다렸다는 듯이 웃음 반 자조 반이 섞인 말투로 이야기를 쏟아낸다.

온 국민이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에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신종플루를, 6학년 때는 세월호의 슬픔을 겪었다. 이후에도 메르스를 비롯해 현재는 사상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수능 연기, 또 생애 첫 투표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2002년생들. 현재 고등학교 3학년들이다.

이들에게 온라인 개학과 만18세 선거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록 3명의 고등학생들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지만 고3 학생들의 생각을 조금이나 엿보기 위함이다.

지난 8일 오후 이야기를 나눈 조00, 김00, 이00 양은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이 나온 절친으로 2명은 일반고에, 1명은 특성화고에 재학 중이다.

▲온라인 개학

이들은 온라인 개학의 불가피성을 대체적으로 이해하는 편이었다. 3학년 1학기 내신까지 반영되는 대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에 따른 수업 방식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김: 저희 학교는 쌍방향 실시간이 아니라 EBS 온라인 클래스를 활용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미 방학기간에 EBS 강의를 거의 다 들었거든요. 선생님은 복습한다 생각하고 다시 보라고 하시고, 또 봤다는 체크가 돼야 출석이 인정 되니까 보긴 해야 하는데..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다른 학교는 일부 과목이라도 쌍방향 수업을 한다고 하는데..왜 우리 학교는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진짜 온라인이라도 선생님이나 친구들 얼굴 보고 수업을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거든요"

조: 저희 학교도 마찬가지에요. 저나 제 친구들도 대부분 선행으로 EBS 강의는 이미 거의 다 들었고 개인적으로 인강을 듣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제가 세워 놓은 스케줄이 흐트러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자사고 애들은 이미 실시간 원격 수업을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아...역시 일반고와는 다르구나. 그래서 자사고 자사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이: 학교나 선생님마다 다른 능력차이가 아닐까? (웃음) 저는 온라인 개학 얘기가 나왔을 때 특성화고는 좀 소외된 것 같았어요. 저희도 대학 진학을 계획하는 애들이 많은데 저처럼 특성화 전형을 통해 대입을 준비하는 경우는 일반고 친구들처럼 걱정이 좀 있구요. 아예 수능에 올인하는 애들은 수능 연기를 당연하거나 반기는 상태죠. 온라인 개학 준비는 교과서도 택배로 오고, 밴드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안내도 받았어요. 아! 저희는 학교에 등교하는 시간표대로 선생님 수업 장면을 시청하고 댓글로 의견을 다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데 부모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제가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에요.(웃음)

고3 학생들은 선거권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만18세 선거권...생애 첫 투표

오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 이전에 태어나 이번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학생은 조 모양 뿐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만 18세 선거권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개학이 미뤄지며 우려됐던 선거교육은 학교의 안내에 따라 1~2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무래도 이번에 투표를 하는 애들이 더 관심이 많죠. 투표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적극 관심과, 무관심. 딱 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생애 첫 투표인데 참여하고 인증 샷도 찍어서 올린다고 하면 인증 샷도 잘 올려야지 안 그러면 선거법 위반으로 잡혀간다는 말을 하는 애들도 있고...하여튼 투표를 하는 애들은 이런저런 애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저는 투표권이 없어서 그냥 흘려듣는 수준이에요

조: 꼭 투표할 생각입니다. 처음이니까.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는 선생님이 파일도 보내주시고 온라인으로도 봐서 잘 알겠는데 사실 문제는 누가 누구인지를 잘 몰라요. 정당 이름도 명확히 모르겠고요. 그래도 주로 유튜브를 통해서 저 사람이 과거에 무슨 발언을 했나 위주로 찾아보기는 하죠. 대전 분은 아닌데 예전에 그 '돼지발정제' 논란 있었던 사람도 유튜브 보고 알았어요.  만18세 선거권은 박근혜 정권 때부터 친구들끼리 '우리도 투표권 있었으면 좋겠다.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지금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니까 제대로 투표를 하겠냐고 걱정들 하시지만 저는 만18세 이상 선거권은 절대 찬성이에요. 집으로 온 홍보물을 꼼꼼히 보고 투표하겠습니다"

김: 저는 생각이 바뀐 경우인데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조금 어렵지 않나 싶거든요. 왜냐하면 친구들이 주로 SNS나 유튜브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데 이리 왔다 저리 갔다 막 휩쓸리는 분위기에요. 줏대가 없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휘둘린다는 느낌(?)이랄까. 투표가 또 그렇게 막 해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정당이나 후보자들의 주장이 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진 다음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게 맞다는 거죠.

짦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대입 문제에 쏠려 있었다.

세 명의 학생들은 "처음 개학연기 때는 앗싸 방학 더 늘었다고 좋아했죠. 지금은 빨리 이런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학생부에 기재하려면 동아리 개설과 활동 실적 등도 내야 하는데 이렇게 계속 (등교)개학이 미뤄지면 쓸게 없어서 입시에 불리해 지지 않을까 불안해요"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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