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허태정 시장-함영주 부회장’ 투자기업 협약체결
연말까지 본협약 체결, 지역연고 유지하며 명문구단화 약속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이 하나금융그룹(이하 하나금융)이 운영하는 기업구단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2부 리그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도 한해 약 70∼80억 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대전시티즌이 일대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5일 오후 하나금융과 ‘대전시티즌 투자기업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하나금융이 대전시티즌 운영은 물론 홈구장인 대전월드컵경기장 등 사용권까지 갖는 실무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향후 대전시티즌의 정체성과 전통성, 연고구단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대전시가 월드컵경기장과 덕암스포츠센터 사용 등 행·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하나금융의 투자형태는 대전시티즌 영업권에 대한 양도·양수를 포괄하는 방식이며, 향후 기업가치 평가 등을 통해 주식평가와 배당 등 실무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시는 그 동안 “매각은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해 왔지만, 투자협약 체결 직후에는 “사실상 매각 절차”라는 점을 시인했다.
이날 오후 투자협약 직후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부회장은 하나은행의 지역연고성과 사회공헌 의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함 부회장은 “왜 대전이냐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하나은행은 충청은행 인수 이후 누가 뭐라해도 명실상부한 지역은행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해 왔다”며 “대전시티즌 구단이 명문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시티즌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날 투자협약에 의미를 부여했다. 허 시장은 “하나은행이 충청은행 인수 후 지역기업으로 오랜 인연이 있고, K리그 공식후원 등으로 프로구단 운영 등에 대한 경험도 많다”며 “완전한 협약에 이를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지원하고 실무협의를 통해 하나하나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의 투자규모나 향후 구단 운영 방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는 올 연말까지 본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월드컵경기장 등 시설이용, 선수단과 직원에 대한 고용문제 등이 실무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하나금융이 대전시티즌 인수로 반대급부를 얻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허 시장은 “논의 과정에서 단 한마디도 반대급부와 관련된 논의를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나금융이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순수한 의도라고 본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