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디트뉴스24´에는 모 행정기관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공보담당이라고 밝힌 이 사람은 최근 지방일간지에서 발간한 연감을 구입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과 관련해 격분한 목소리로 제보를 했다.

 관계자의 제보를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모 신문사 차장이라며 전화가 걸려왔는데 반말 비슷한 고압적인 말투로 자기 신문사에서 발간한 연감을 구입하라고 요구했다. 그 사람은 처음에는 출입기자의 이름을 댄 후 ˝잘 알고 있다˝ ˝같이 일한다˝며 은근히 기자인 것처럼 자신을 과시했다. 불쾌했지만 정중하게 ˝현재 예산사정이 좋지 않아 다음에 구입하겠다˝고 말하자 ˝앞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하며 전화를 거칠게 끊어 버렸다.

 대전에서 영업 중인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불만을 전해왔다.

 최근 모 신문사와 모 언론단체라는 곳에서 연감을 구입하라는 요구를 받고 정중하게 거절했으나 돌아오는 말은 ˝구입하지 않을 때는 뒤에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거칠고 고압적인 언사였다는 것.

 최근 지방일간지를 비롯한 언론관련 기관·단체들이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각종 연감을 발간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판매를 둘러싸고 일선 기관 및 사회단체 등과 언론기관간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기자를 사칭해 반 강압적으로 구입을 강요하거나 일부 판매사원들은 고압적인 언사로 불쾌감을 주고 있으며 어떤 언론사는 미리 연감을 보내 놓고 무조건 대금을 내놓으라고 떼를 쓰는 등 부작용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현재 지방 언론기관이나 언론 관련단체 등에서 발간해 판매하고 있는 연감은 대략 4∼5개 종류이며 이들 연감은 대다수 언론기관들이 판매 전담조직의 아웃소싱을 활용, 판매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연감은 인명사전이나 뉴스·사진 연감 등 일선 행정기관이나 사회단체 등에서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며 가격 또한 10만원을 훨씬 넘는 고가여서 2∼3권을 구입하자면 족히 50∼6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일선 기관 및 단체들은 부담스럽지만 구입을 거절할 경우 언론사들로부터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가의 연감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기관 관계자는 ˝언론기관들이 고가의 연감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언론기관이라는 지위를 앞세워 기관·단체에 구입을 강요하거나 강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아 언론사에 대한 원성이 높다˝며 ˝사회 공기로서 제몫을 다하려면 부작용이 심한 연감사업을 재고하던지 판매 방식을 개선해야 된다˝고 꼬집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최근 언론기관에서 발간하는 각종 연감의 판매와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들이 많이 접수된다˝며 ˝불필요한 연감을 구입하지 않도록 기관·단체들이 적극적인 대응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이석호 기자 · ilbolee@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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