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노시환, 문동주, 문현빈, 정우주

한화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한화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다시 시작’. 다사다난했던 2025시즌은 LG트윈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10개 구단은 2026시즌을 위해 다시 시작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얼마나 ‘스토브리그’를 잘 치러내느냐에 따라서 내년 시즌 농사의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LG트윈스는 지난 시즌 KIA타이거즈에 내줬던 우승컵을 다시 찾았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석권하면서 완벽한 통합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만년 하위 팀 한화이글스는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2위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내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삼성라이온즈는 4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SSG랜더스에 업셋을 선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나름의 성과를 남긴 시즌으로 박진만 감독의 연장 계약이 성사됐다.

진격의 롯데자이언츠는 올 시즌에도 ‘빈손’이었다. 전반기까지 정말 좋은 페이스로 가을야구 도전에 나섰지만, 충격의 연패를 당하면서 손 쓸 틈도 없어 무너졌다. 그렇게, 가을야구 도전은 다음 시즌으로 미뤄지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KIA타이거즈는 우승 후 몰락이라는 전철을 다시 밟았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이 연이어 발생했고 ‘함평타이거즈’로 불린 젊은 선수들이 선전했지만,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챔피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두산베어스는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에서 젊은 선수들 위주로 가을야구에 도전했지만, 여러모로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시즌 후, 김원형 신임 감독을 선임하면서 내년 시즌 도약에 나섰다.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던 키움히어로즈는 홍원기 감독과 결별하고 설종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설종진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한화이글스는 아쉬운 준우승을 뒤로 하고 마무리 캠프를 시작했다.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선 올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피 폰세, 라이언 와이스, 루이스 리베라토의 외국인 3인방의 거취가 이슈로 떠올랐고 외부 FA 영입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곧 있을 2차 드래프트가 또 하나의 전력 보강책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년 시즌부터 시행되는 아시아 쿼터로 대만의 좌완 투수 왕옌청을 선택했다.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으로 뛰었던 왕옌청은 대만 국가대표 출신으로 154km/h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좌완 투수진이 넉넉하지 못한 팀 사정상 왕옌청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활용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고 투수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이번 시즌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다. 과연, 이번 시즌 어떤 선수가 활약했는지, ‘야구에 산다!’에서 수상자를 선정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이기에 독자들의 판단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해주시기 부탁드린다)

‘야구에 산다!’ 어워드

‘최우수 선수’ 코디 폰세

‘최우수 외국인 선수’ 코디 폰세

코디 폰세. 한화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코디 폰세. 한화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지난 시즌 수상자는 ‘최우수 선수’에 류현진, ‘최우수 외국인 선수’에 라이언 와이스였다.

2025시즌 ‘야구에 산다!’ 어워드, 최우수 선수는 코디 폰세이다. 최우수 외국인 선수 역시 코디 폰세를 선정했다. 2관왕 달성.

한화이글스는 어떤 이유이든지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상당히 부족했던 구단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코디 폰세는 한화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완벽하게 끊어준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이글스의 최우수 선수를 넘어 리그 최우수 선수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제12회 최동원상을 수상할 정도로 코디 폰세의 활약은 뛰어났다. 이번 시즌 최우수 선수를 비롯해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도 거의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코디 폰세는 올 시즌 29경기에 출장해,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180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은 무려 252개를 잡아내며 한국 프로야구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코디 폰세의 역대급 시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추후 조명할 계획).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1위, 승률 1위, 탈삼진 1위. 투수 부문 4관왕에 올랐다. 이닝 소화는 2위, WHIP는 0.94(리그 유일하게 0점대 기록), 피안타율 0.199 3위, QS 20회 공동 3위. 다양한 부분에서 리그 1위 또는 3위 이내의 기록을 남기는 대활약이었다.

코디 폰세의 활약은 한화이글스가 시즌 내내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었고 경기력과 더불어 워크에식도 뛰어나 선수들 간의 화합도 매우 훌륭했던 선수이다. 지도자를 존중하고 팀 동료들을 배려하고 독려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된 선수이다.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기에 내년 시즌 이글스의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는 보장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코디 폰세가 한화이글스 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활약을 펼쳤고 코디 폰세 또한 한화이글스 팬들을 잊지 못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응원 그리고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다.

‘야구에 산다!’ 어워드

‘최우수 투수’ 라이언 와이스

‘최우수 타자’ 노시환

노시환(왼쪽)과 문동주(오른쪽) 선수. 자료사진.
노시환(왼쪽)과 문동주(오른쪽) 선수. 자료사진.

지난 시즌 수상자는 ‘최우수 투수’ 주현상, ‘최우수 타자’ 안치홍이었다.

2025시즌 ‘야구에 산다!’ 어워드, 최우수 투수는 라이언 와이스, 최우수 타자는 노시환이다. 라이언 와이스는 지난 시즌 최우수 외국인 선수에 선정된 이래, 2년 연속 ‘야구에 산다!’ 어워드에 이름을 올렸다.

코디 폰세에 약간 밀렸지만, 라이언 와이스의 활약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사실, 2선발로의 활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정식 계약을 따낸 라이언 와이스의 활약은 올 시즌 재계약까지 이어졌다.

준수한 2선발 역할을 기대했던 구단과 팬들은 라이언 와이스의 에이스급 활약에 환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코디 폰세와 한화이글스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원, 투 펀치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30경기에 출장해, 16승 5패, 평균자책점은 2.87을 기록했다. 다승 2위, 평균자책점은 6위였다. 178⅔이닝을 소화하면서 207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이닝은 리그 3위, 탈삼진은 4위였다.

WHIP는 1.02로 3위, QS는 코디 폰세를 넘어 21회로 리그 2위의 기록을 써냈다. 피안타율도 0.197로 코디 폰세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얼마나 라이언 와이스의 성적이 훌륭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우수 타자는 한화이글스의 4번 타자 노시환이다. 노시환은 시즌 내내 4번 타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정확성에 대한 물음이 여전했지만, 노시환의 장타와 결정력은 한화이글스를 시즌 2위로 이끄는 가장 큰 타선의 힘이었다.

타율은 0.260으로 전체 32위에 머물렀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시즌 초, 극심한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 좋은 흐름으로 시즌을 끝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2021시즌 0.271, 2022시즌 0.281, 2023시즌 0.298로 상승세에서 지난 시즌 0.272로 주춤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더욱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시환은 홈런 32개를 담장 밖으로 보내면서 개인 시즌 최다 기록(31개)을 갈아치웠고 리그 4위, 국내 선수 1위를 기록했다. 타점은 101개로 개인 시즌 최다 타이 기록을 세웠고 리그 4위, 국내 선수 2위(1위는 문보경, 108타점)였다.

전반적으로 아쉬울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노시환이 없었다면, 한화이글스의 돌풍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노시환의 존재감은 컸다. 수비에서 핫코너를 지키면서 수많은 좋은 타구를 건져낸 것은 노시환의 가치를 보여준 장면들이었다.

‘야구에 산다!’ 어워드

‘기량 발전 투수’ 문동주

‘기량 발전 타자’ 문현빈

 문현빈 선수. 한화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문현빈 선수. 한화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지난 시즌 수상자는 ‘기량 발전 투수’ 김서현, ‘기량 발전 타자’ 김태연이었다.

2025시즌 ‘야구에 산다!’ 어워드, ‘기량 발전 투수’는 문동주, ‘기량 발전 타자’는 문현빈이다. 문동주는 올 시즌 선발 투수로서 한 단계 도약한 시즌이 됐다. 물론 아쉬움이 남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분명 좋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문동주의 역투는 한화이글스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문동주의 컨디션이 최상일 때 얼마나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는지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3시즌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두 시즌 만에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은 문동주는 2024시즌 아쉬움을 남겼다. 7승 7패, 평균자책점 5.17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5시즌 문동주는 24경기에 등판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를 찍었다. 데뷔 4년 만에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아쉬움은 있다. 시즌 마지막 부진하면서 3점대 평균자책점을 넘어섰다. 9월 16일까지 문동주의 평균자책점은 3.16이었다. 필자는 충분히 2점대 평균자책점도 가능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마지막 세 경기에서 문동주는 무너졌다. 7이닝 소화에 그쳤고 무려 14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이 4.02까지 치솟은 채, 시즌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문동주는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이어갈 수 있었다.

‘기량 발전 타자’ 문현빈은 고졸 3년 차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고 한화이글스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시즌 초반, 확실한 포지션이 없었던 문현빈은 타격으로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고 좌익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무려 141경기에 출장하게 된다. 타율은 0.320으로 리그 5위에 올랐다.

안타 169개는 리그 공동 4위였고 국내 선수 2위였다. 2루타는 30개로 공동 6위에 올랐고 시즌 멀티 안타는 53회로 리그 공동 2위(송성문)였다. 문현빈의 득점권 타율은 0.319로 시즌 타율과 거의 같았다. 그만큼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타격을 한 것이다. 고졸 3년 차가 말이다.

문현빈은 자신의 개인 시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면서 2025시즌을 끝냈다.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퍼포먼스였다. 시즌 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주전으로 WBC 대비 평가전에 출전하고 있다. 앞으로 문현빈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야구에 산다!’ 어워드

‘최우수 신인’ 정우주

한화이글스 영건 3인방. 문동주·김서현·정우주 투수. 한화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한화이글스 영건 3인방. 문동주·김서현·정우주 투수. 한화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2025시즌 ‘야구에 산다!’ 어워드, 최우수 신인은 정우주이다. 정우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정우주는 고졸 신인으로 당당하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가 그랬듯 프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 코치의 관리 아래 정우주는 차근차근 프로에 빠르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6월 한 차례 퓨처스에서 조정 기간이 있었지만, 그 이후 정우주는 리그를 완주하며 무려 51경기에 출장해,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53⅔이닝을 소화하며 만들어 낸 탈삼진은 무려 82개였다. WHIP는 1.02, 피안타율은 0.177에 불과했다. 이닝 소화의 차이가 있겠지만, 코디 폰세가 0.199, 라이언 와이스가 0.197인 것을 감안해도 얼마나 위력적인 공을 던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우주는 가을야구에서도 기죽지 않고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삼성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깜짝 선발 피칭은 정우주의 미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안현민, 송승기와 같은 중고 신인의 뛰어난 활약으로 리그 신인왕 경쟁에서는 물러났지만, 충분히 고졸 신인으로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내년 시즌 더 큰 기대를 할 수 있는 경기력을 확인한 시즌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아쉬움은 남지만, 한화이글스의 2025시즌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많은 선수의 활약이 있었다. 물론, 아쉬운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도 있었다. 내년 시즌에는 더 많은 선수의 활약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면, 올 시즌보다 진일보한 한화이글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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