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힘 엄호로 ‘솜방망이 국감의 기억’
지방선거 요충지 충청 ‘모두 피감 대상’ 이례적

충북을 제외한 대전과 세종, 충남이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동시에 받는다.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자료사진.
충북을 제외한 대전과 세종, 충남이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동시에 받는다.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자료사진.

대전과 세종, 충남 등 충청권 자치단체가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동시에 받는다. 충청권 자치단체가 한꺼번에 피감 대상기관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충청권 자치단체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데다 윤석열 탄핵반대 등 극우·강성 행보를 걷고 있어 여야가 수위 높은 공격과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권은 내년 지방선거 요충지로 올해 국정감사가 선거 전 여론에 미칠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 따르면, 추석연휴가 끝나는 내달 13일부터 본격적인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광역자치단체 대상 국감은 20일 인천과 세종을 대상으로 시작된다. 21일 경기도와 23일 서울 등 수도권을 거쳐 24일 충남도와 강원도가 국정감사를 받는다.

27∼28일에는 대전과 대구를 거쳐 전북과 경남에 이르는 1박2일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행안위는 피감 대상기관 수를 고려해 소속 의원을 1반과 2반으로 나눠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징적인 부분은 충청권 광역단체인 대전과 세종, 충남이 모두 피감 대상기관에 선정됐다는 점이다.

대전과 세종은 이장우 대전시장과 최민호 세종시장 취임 직후인 2022년 10월 행안위 국정감사를 받은 뒤 감사를 받지 않았다.

2022년 국정감사는 윤석열 당선과 국민의힘 단체장 당선 직후 치러진데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체포와 중앙당사 압수수색 등에 항의하며 제대로 국정감사에 임하지 못해 ‘반쪽 국감’으로 치러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직 시장을 질타하고 현역 시장이 이를 거들면서 ‘전임 시장 지우기 국감’이라는 오명도 남겼다.

충남도는 2022년 국정감사를 받지 않고 2023년 10월 피감기관 명단에 올랐다. 마찬가지로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 지사가 아닌 양승조 전 지사의 ‘코드인사’를 질타하고 김태흠 지사가 거드는 모양새를 취했다. 올해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김태흠식 코드인사’ 지적에 어떻게 답변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모두 윤석열 집권 초기 여당인 국민의힘 엄호를 받으며 날카로운 감사를 받지 않은 만큼, 올해 국정감사에서 지난 3년 예산집행과 인사 전반에 대한 논란과 비판이 시험대 위에 오를 전망이다.

행안위 감사반 편성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아직 감사반을 편성하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대전과 충남을 감사하는 1반에 신정훈 행안위원장을 필두로 김성회, 모경종, 박정현, 이해식, 채현일, 한병도 의원을 배치했다. 대전과 충남 감사에서 대전시당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의 활약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또 세종시를 감사하는 2반에 행안위 간사인 윤건영 의원을 비롯해 권칠승, 양부남, 위성곤, 이광희, 이상식 의원을 각각 배치했다.

행안위 사정에 밝은 한 의원실 보좌관은 “충청권이 모두 피감 대상에 오른 것은 2년에 1회 감사 원칙을 적용한 측면도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는 방증”이라며 “여야 모두 공격과 방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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