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대통령실] ‘법안 통과→거부권→법안 폐기’ 되풀이

취임 후 야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온 윤석열 대통령. 급기야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의 후폭풍은 탄핵 정국으로 귀결됐다. 황재돈 기자. 
취임 후 야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온 윤석열 대통령. 급기야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의 후폭풍은 탄핵 정국으로 귀결됐다. 황재돈 기자. 

취임 후 야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온 윤석열 대통령. 급기야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의 후폭풍은 탄핵 정국으로 귀결됐다. 

지난 4월 치러진 22대 총선은 정권심판론에 힘입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192석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108석으로 개헌 저지선을 간신히 지켰다. 21대에 이어 다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되면서 대정부 압박 강도는 높아졌다. 

야당은 올 초부터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해왔다. 국회 과반을 차지한 야당은 특검법안을 단독 통과시켰고,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잇따라 행사했다. 

야당이 법안을 단독처리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재표결 끝에 폐기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3차례 폐기됐다. 디트뉴스DB.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3차례 폐기됐다. 디트뉴스DB. 

때문에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3차례 폐기됐다. 윤 대통령은 또 노란봉투법과 방송4법, 양곡관리법 등 쟁점법안까지, 취임 후 법안 25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은 국회 권한인 ‘탄핵’으로 윤 정부를 압박했다.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방통위원장 등 탄핵안이 국회를 잇따라 통과했다.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를 부실하게 진행했고,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는 게 탄핵 사유다. 야당은 검찰과 감사원 등 사정기관이 윤 대통령 부부 엄호에만 몰두한 것으로 본 것이다. 

정부·여당과 야당 간 대립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절정에 달했다. 야권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증빙자료 없는 권력기관 특수활동비를 삭감했다. 윤 대통령은 12·3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국회 예산안 삭감을 들기도 했다. 

역풍 맞은 尹, 피의자 신분 전락

막힌 정국을 돌파하려는 '비상계엄'은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시켰다. 국회 계엄해제 요구안 결의에 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고, 탄핵안 가결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비상계엄 주요 종사자가 연이어 구속되고, 검찰과 경찰, 공수처는 윤 대통령 내란죄 혐의 수사에 일제히 뛰어들었다. 특히 국회 상임위에서 군과 정보기관 관계자를 통해 드러난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 증언이 잇따르며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 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204표 찬성)하면서 대통령 직무는 정지됐고, 내란죄 수사와 헌재 탄핵 심판을 받게 됐다. 

충청권 의원 활동...계파 싸움, 대정부 공세

(왼쪽부터) 국민의힘 소속 강승규·장동혁·성일종 의원. 디트뉴스DB.
(왼쪽부터) 국민의힘 소속 강승규·장동혁·성일종 의원. 디트뉴스DB.

22대 국회 충청권 의원 활동을 어땠을까. 먼저 친윤계와 친한계로 나뉜 여권 의원은 ‘윤-한 갈등’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한동훈 전 대표 저격수로 나선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홍성·예산)과 한 전 대표와 같은 배에 오른 장동혁 의원(보령·서천)이 각 진영을 대표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과 ‘대통령 탄핵’을 두고 갈등이 표출됐다. 

이들의 행보는 탄핵정국에서 민심이반을 불러일으켰다. 명백한 위헌·불법 비상계엄에도 ‘탄핵 반대’ 당론에 따라 1차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고, 내란 상설특검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진 것. 

때문에 이들을 향한 지역민 비판과 비난은 쇄도했다. 각 의원 지역사무실에는 근조화환이 배달되고,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의 SNS는 지역민 성토장이 됐다. 파벌싸움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보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반면 충청 야권 의원은 정부·여당 공세에서 선봉에 섰다.

조승래(대전 유성갑)·황정아(대전 유성을) 의원이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대변인을 맡아 최전방 공격수로 활동했다. 박수현 의원(공주·부여·청양)은 윤석열 탄핵 의원연대 공동대표로 탄핵 군불을 지폈고, 각 의원들은 SNS 등을 통해 윤 정부 실정을 알리고 비판하는 등 여론을 상기시키는 데 열을 올린 모습이다. 

‘尹의 남자’ 정진석·박종준·심우정

윤석열 대통령과 (왼쪽부터)정진석 비서실장,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심우정 검찰총장. 디트뉴스DB.
윤석열 대통령과 (왼쪽부터)정진석 비서실장,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심우정 검찰총장. 디트뉴스DB.

윤 대통령이 실각 위기에 몰리며 충청권 주요 인사의 향후 행보나 입지에 이목이 쏠린다. 

먼저 윤 대통령 친구를 자처한 정진석 비서실장.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을 지난 대선에 출마하도록 이끈 장본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충청권 5선 중진 출신인 정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며 대통령 부름을 받았다. 지난 4일 비상계엄이 실패로 돌아간 뒤 사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윤 대통령 곁을 지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호처는 최근 두 차례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압수수색을 막아서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접수통지서 등 수취를 거부하면서 탄핵심판을 지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심대평 전 충남지사 장남으로 유명한 심우정 검찰총장. 윤 대통령과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함께 근무했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형사 1부장으로 재직한 인연을 갖고 있다. 

심 총장은 김건희 여사 봐주기 논란 당사자이기도 하다. 취임 열흘 만에 김건희 디올백 수수 사건을 최종 불기소 처분했다. 또 취임 한달여 만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된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를 불기소 처분하며 탄핵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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