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여성회, 기림절 맞아 위안부 피해자 사진전 개최

세종시 교육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전. /사진=권예진 기자
세종시 교육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전. /사진=권예진 기자

“내 나이 14살, 아직도 잊을 수 없어. 엄마한테 말도 못 하고 끌려 나왔어”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이다. 정부는 이 날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국가 기념일인 ‘기림절’로 지정했다.

김학순 할머니의 첫 증언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위안부 피해자를 향한 모욕과 명예훼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진전을 주관한 세종 여성회 이혜선 대표는 “최근 극우 역사부정세력이 피해자 이름을 거명하며 ”거짓말쟁이다“, ”일본군성노예제는 기록이 없으니 피해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전쟁터로 갔다“는 거짓을 퍼뜨리며 혐오스러운 행동을 하는데 서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소녀상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여성인권 상징이 됐지만, 의도적으로 감행되는 소녀상에 대한 테러, 평화비 추가 건립을 막거나 건립된 평화비 철거를 위해 로비를 서슴치 않는 일본 정부 행태는 제국 주의 전쟁범죄를 지우고자 하는 역사전쟁과 맞닿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1대 국회에서 김상희 의원 대표 발의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격 및 명예훼손 처벌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여성가족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며 “이제는 미래세대가 유사한 피해를 당하지 않길 바라는 피해자 염원에 답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1500여 명이 강제 동원됐던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또 한번 공분을 사기도 했다.

역사를 더 이상 왜곡하지 않기 위해선 “한시라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

사진전은 오는 14일까지 세종시교육청 1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사진=권예진 기자
사진전은 오는 14일까지 세종시교육청 1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사진=권예진 기자

이날 사진전에 참석한 최교진 교육감 역시 ‘역사 지우기’ 논란에 우려를 표했다.

최교진 교육감은 “최근 사도광산 문제도 그렇지만 당연한 역사적 사실을 은근슬쩍 모른 척 하거나,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이 사진에 계시는 분들은 우리의 할머니고, 누나이기에 더욱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덧붙여 “아프고 힘든 역사적 사실이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이고, 기억하는 일 역시 교육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림절 사진전은 오는 14일까지 세종시교육청 1층 로비에서 진행한다. 기림절 당일인 14일에는 세종 호수공원 평화의소녀상과 수상무대섬에서 제 12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 기념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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