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부여·청양, 보수 텃밭 정진석 '차기 국회의장' 넘봐
박수현, 사활 건 배수진..3번째 맞대결서 '한풀이' 노려

4·10 총선 여야 주요 정당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대진표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격전지도 속속 드러났다. 디트뉴스24는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총선 격전지, 이곳’ 코너를 마련, 시리즈로 주요 격전지별 대결 구도와 후보별 주요 공약, 선거 판세, 역대 투표 성향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정진석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왼쪽)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대와 21대에 이어 3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정진석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왼쪽)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대와 21대에 이어 3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특별취재반 류재민 기자] 충남 금강의 젖줄인 공주·부여·청양은 충청권을 넘어 전국 대표 격전지로 꼽히는 핵심 전략 지역이다. 여당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주에 연고가 있다는 인연을 내세워 보수 결집을 유도하고 있고, 야당은 윤 대통령 지역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부분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이곳은 정진석(63) 국민의힘 후보가 6선 도전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박수현(59) 전 국민소통 수석이 대항마로 링 위에 올랐다. 두 후보는 지난 20대와 21대 선거에서도 맞붙어 정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박 후보는 공주시가 부여군·청양군과 선거구 통합 이전인 19대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지만, 합구(合區) 이후에는 근소한 격차로 고배를 들고 있다. 

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할 경우 국회의장까지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3번째 맞대결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는 박 후보 기세도 만만치 않아 쉽사리 우열을 가를 수 없는 분위기이다. 

20대 총선 3.17%p, 21대 총선 2.2%p 좁혀지는 격차
'고공비행' 정진석 vs '와신상담' 박수현

지난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는 정진석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갈수록 격차가 좁혀들고 있어 이번 총선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시스템 참조.
지난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는 정진석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갈수록 격차가 좁혀들고 있어 이번 총선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시스템 참조.

앞서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정 후보가 48.12%, 박 후보가 44.95%를 얻어 3.17%p 차이였고, 21대 총선에서는 정 후보가 48.6%, 박 후보가 46.4%를 얻어 2.2%p 차이로 더 좁혀졌다. 따라서 이번에도 최종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이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공주 12.99%p, 부여 19.11%p, 청양 24.52%p 격차로 크게 이겼다.  

다만, 2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압승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소속인 부여군수(박정현)와 청양군수(김돈곤)가 당선되면서 박 후보로서는 ‘해 볼 만한’ 게임이 된 모양새다. 유권자 수는 공주가 9만1천여 명으로, 부여와 청양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지난 총선 이후 세 곳에서 7,000명 이상 줄면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구소멸 위기·농업인구 고령화 ‘과제’
정, 충청 광역경제권 중심축·공주대 의대 신설 공약
박, 금강 생태 정원·농산물 가격안정제 법제화 약속

지난 10일 공주에서 열린 정진석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모습. 정 후보 페이스북.
지난 10일 공주에서 열린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모습. 정 후보 페이스북.
지난 23일 공주에서 열린 박수현 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모습. 김다소미 기자.
지난 23일 공주에서 열린 박수현 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모습. 김다소미 기자.

이 선거구 최대 현안은 인구소멸 위기와 농업인구 고령화 극복이다. 정 후보와 박 후보 모두 농촌 경제 활성화와 지역 농가 소득 확대를 주된 공약으로 내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후보는 세 지역을 충청 광역경제권 중심축으로 만들고, 공주대 의과대학 신설과 국가 정원 조성 등을 통해 지역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공약했다. 

정 후보는 지난 10일 공주시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충남도가) 공주대 분교 설립 방식으로 한다는데, 실현 가능성 없다. 공주 수요가 더 크다. 인근 세종시도 큰 병원이 없다. 4년제 유일 공주 본교 의대는 당연히 공주시에 유치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25일 ▲ 사료 구매자금 저금리 대출 추진 ▲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재해보상법 마련 ▲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농업농촌공익직불금 지원 확대 등을 담은 농업격차 해소 공약을 내놨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금강에 생태 정원을 조성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를 만들고, 농산물 가격안정제도를 법제화해 농가의 안정적 경영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지난 23일 공주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농촌 붕괴는 시작됐다. 많은 훌륭한 지도자들이 지역을 잘 만들겠다고 이끌어왔다”며 “그들의 노력을 폄훼하려는 게 아니라, 지역 발전 논리와 전략이 잘못됐기 때문에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처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농민들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농촌의 현실을 해결할 의지가 없고, 거꾸로 가는 정당과 후보들에게 여러분의 미래를 맡기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며 “(당선되면) 국회 농해수위에 들어가겠다. 주요 농축산물 가격안정제도를 반드시 이뤄 내겠다. 건방질지 모르겠지만, 감히 ‘농업 후보’라고 선언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무소속 고주환 후보도 출마한 공주·부여·청양에서 박 후보가 지난 두 번의 패배를 설욕하며 한풀이에 성공할지, 정 후보가 보수 텃밭에서 다시 한번 배지를 달고 집권 여당의 구심점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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