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원장 맡아 전대 관리 등 운신 폭 좁아
4선 이명수·홍문표 의원도 뚜렷한 행보 안 보여

왼쪽부터 정진석·이명수·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왼쪽부터 정진석·이명수·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류재민 기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이어 원내대표 선출까지 마무리하면서 차기 당권 레이스에 시동이 걸린 분위기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대(전당대회)는 빨라도 내년 2월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

충청권에서는 당권에 도전하려는 인사들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 지역 여권 현실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김기현·안철수, 전국 돌며 ‘당심 끌기’ 주력
나경원·유승민 등 원외 인사 행보 ‘주목’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의원(4선. 울산 남을)과 안철수 의원(3선. 경기 성남분당갑)의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김 의원은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뒤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고 있다. 

김 의원은 2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하루빨리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갖춰야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라며 조기 전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차기 전대에도 이른바 ‘윤심’이 작용할지에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따로국밥이 아니잖은가. 당연히 ‘윤심’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전국을 순회하며 차기 당권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18일 정치 입문 10주년을 맞아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 20일 경북 영주·구미와 대구를 돌며 당심을 다진 데 이어 21일에는 21대 총선 직전 코로나19 의료 봉사를 했던 대구 동산병원을 찾았다. 또 같은 날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우회적으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5선. 부산 사하을)도 부울경 주요 현안 관련 목소리를 내면서 당권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조 의원은 특히 최근 여권 내부를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는 동시에 초 ·재선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당내 비윤 그룹 표심을 끌어안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원외인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도 사회관계서비스망(SNS)을 통해 정국 현안에 메시지를 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파란을 일으켰던 이용호 의원(재선. 전북 남원·임실·순창)도 차기 당 대표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충남만 있는 여당 의원, 집권당 존재감 떨어져 
정진석, 당내 안정화 성공하면 당권 넘볼 수도

충청권에서는 아직 당권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정진석 의원(5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거명되긴 하지만,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당권 행보에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상황.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당의 안정화와 전대 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강력한 당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4선인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과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도 당권 레이스에서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역 여권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은 여당 의원이 충남에만 있어 집권당이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정치력 약화가 느껴지고 있다”며 “지역 중진들이 당권에 도전하며 존재감을 발휘해야 현안 해결에 힘을 실을 수 있고, 차기 총선에서도 힘을 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7~8일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23.6%)이 1위, 안철수 의원이 12.3%로 뒤를 이었다. 김기현 의원은 2.5%에 그쳤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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