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행안부 장관, 양승조 충남지사 계란세례
"천안에서 아산으로 바뀐 것 아냐" 해명

30일 아산 경찰인재교육원 인근 주민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30일 아산 경찰인재교육원 인근 주민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중국 우한 교민의 임시생활시설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정해지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29일 교민 임시생활시설이 아산으로 결정나자 트랙터와 차량으로 도로를 봉쇄했다. 트랙터에는 '아산시민이 먼저다. 우한교민 수용 절대 반대', '경찰인재개발원 우한폐렴 격리시설 정부는 즉각 철회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주민들은 경찰인재개발원 입구에 천막을 치고 밤새 농성을 이어갔다.

29일 저녁(왼쪽)과 30일 오전 경찰인재교육원 입구 모습.
29일 저녁(왼쪽)과 30일 오전 경찰인재교육원 입구 모습.

30일 오전 8시께 도로를 막고 있던 트랙터와 차량은 강제로 치워졌다. 교민들이 귀국하기 전 필요한 물품을 들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인근 도로가에 모여 "천안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며 항의를 이어갔다. 정치적 논리로 격리시설이 천안에서 아산으로 변경됐다는 주장이었다.  

집회에 참여한 주민 김창영 씨는 "아산으로 정해진 것은 정당성이 떨어진다. 정치적 힘에 밀려 천안에서 아산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냐"고 분통해했다.

서태원 씨도 "(전염병 환자를)격리 수용하도록 천안에 시설을 마련해 두지 않았느냐. 천안은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병원도 있다. 그곳(천안)에 설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위험하지 않다면 당신들이 사는 곳이나 청와대에 교민을 수용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이날 오후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충남지사 방문 때 최고조에 달했다.

아산 격리시설 인근 주민들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지사에게 계란을 투척하자 경찰이 우산으로 막고 있다.
아산 격리시설 인근 주민들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지사에게 계란을 투척하자 경찰이 우산으로 막고 있다.

 진 장관과 양 지사가 경찰 호위를 받으며 등장하자 주민들은 미리 준비한 계란을 던지며 "각성하라" "물러가라"고 소리쳤다. 경찰은 준비한 우산을 펼치며 계란세례를 막았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양 지사는 "천안에서 아산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정부 평가에 의해 1순위로 정해진 것"이라며 "정치적인 논리로 뒤바뀐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장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아산에 임시집무실을 설치해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겠다"고도 했다.

진 장관은 "중국에서 돌아오시는 분들 중 아산분도 3명이 있다. 이들은 모두 건강한 분들"이라며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이 방이 가장 많았다. 이곳으로 정하지 않으면 다른데 3~4곳을 정해야 했다. 천안으로 정했다가 아산으로 바꾼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왼쪽)집회 현장에 나타난 보수단체 차량과 주민들 사이에서 구호를 선창하는 보수정당 아산시의원 모습.
(왼쪽)집회 현장에 나타난 보수단체 차량과 주민들 사이에서 구호를 선창하는 보수정당 아산시의원 모습.

일부 정치인이 집회를 선동하면서 주민들의 진정성이 희석되기도 했다. 보수정당 전현직 시의원은 주민들 사이에 앉아 "높은 분들이 오신다. 예의는 차려야 한다"며 "양승조 지사와 진영 장관은 각성하라. 물러가라"고 구호를 선창했다.

또 집회에 참가한 인원 중 인근 주민이 아닌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고, 자신의 이름과 기호가 적힌 선거복을 입은 예비후보자와 보수단체 소속 차량이 집회현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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