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추진에 실패한 뒤, 작년 말 다시 사업자를 선정했으나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우선 새로 선정한 하주실업이란 곳이 사업을 위해 급조된 회사인 데다,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계약을 파기했던 롯데가 이 하주실업의 배후에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는다.
 
롯데는 이 사업을 위해 롯데컨소시엄을 만들어 2014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사업을 추진해오다, 토지비 인상 등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사실상 계약을 파기했다. 롯데 측이 사업 추진 의사를 보이지 않자, 대전시도시공사가 협약 해지를 통보하는 과정을 거쳐 사업이 중단됐으나 사실상은 롯데 측의 일방적 파기였다.
 
이런 롯데가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시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 스스로 걷어찬 사업을 다시 맡겠다고 나선 롯데나 그런 기업을 사업자로 다시 선정한 대전시나 시민들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롯데 입장에선 사업이 불리하면 무책임하게 약속을 파기했다가 조건이 유리해졌다싶으니까 다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자 선정 과정에 절차적 법적 하자가 없을 수도 있겠으나, 아무리 그래도 사업을 파토 내고 도망쳤던 기업을 어떻게 다시 선정하는가. 이렇게 무책임한 기업을 또다시 선정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롯데가 아니라 하주실업이라고 둘러대는 건 들어주기 어려운 변명이다.
 
롯데 입장에선 사업성이 없다며 파기한 사업을 더 좋은 조건으로 ‘남의 얼굴’을 내세워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얼굴 가지고 한 계약도 내팽개치는 기업인데 남의 얼굴로 사업을 추진하면 그 사업은 믿을 만한가? 믿을 만 하다는 게 대전시의 생각 같다. 대전시가 개인 사업자라면 이런 식의 사업 계약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는 공모 지침이 제대로 안 지켜진 의혹이 있으며, 참여업체에 대한 평가의 신뢰성도 의문이 있다고 반발하면서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의문점이 많아 정보 공개를 요청해놓고 있다.
 
이 사업은 대전시가 본계약을 체결해야 성사된다. 아직 본계약이 남아 있다. 시는 이 사업을 다음 시장 선거까지 중단했으면 한다. 시장도 없는 지금은 사업이 또 잘못돼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다음 시장이 책임지고 진행해야 맞다. 유성복한터미널 사업은 빨리 진행되는 것 못지않게 제대로 되는 게 중요한 사업이다. 유성 지역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과정을 보면 정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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