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질의서 발송 등 강력 항의할 것″

  대전 YWCA여성의 쉼터 권부남 소장


″영장 기각을 한 판사에게 성매매가 사회적 필요악이라고 정말 말 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법의 윤리가 인간 존중과 사회질서를 지켜 주는 데 있다고 보면 이번 판결은 여성으로서 분노를 느끼게 합니다.″

지난 11일 ′성매매는 사회적 필요악′이라는 대전지법 판결에 대해 대전YWCA 여성의 쉼터 권부남 소장(32)은 ″성매매가 반윤리적인 범죄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는 데 그렇게 말함으로써 시민들이 매춘에 대해 불감증을 느끼게 되었다″고 사회 통념을 뒤엎는 판결에 따른 부작용을 설명했다.

다음은 권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 판결을 보는 여성계 입장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법이 판결을 통해 공식적으로 용인하는 일은 성매매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게 여성계의 입장이다. 특히 윤락 알선 행위가 드러난 사건에 대해 영장을 기각한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라고 본다."

- 우려되는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면.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남녀 불평등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심하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다. 이로 인해 성폭력 또한 세계 상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판결은 여성에 대한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특히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의식이 늘어가면서 성폭력이 늘어나고 성을 상품화하는 역작용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아무튼 바람직하지 못하다."

- 매매춘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 지.

  "성을 돈으로 팔고 사는 행위는 개인의 가치관이나 윤리의식, 도덕적 판단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 차원의 문제이기보다는 매춘으로의 유입을 확산시키는 사회 구조적 맥락에서 진단하고 파악해야 한다. 요컨데 여성근로자에 대한 저임금, 취업기회의 제한, 미흡한 복지 서비스 등이 매매춘으로의 유입을 늘어나게 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어느 한 곳을 집중적으로 단속을 한다고 근절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체 단속과 자정노력을 위한 지원 등을 통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유기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 윤락여성에 대한 일정부분 인정은 이미 사회의 한 부분으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장기적으로는 논의의 소지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 양성화해서도 안된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순기능보다 사회적인 부작용만 많다고 본다."

- 이 문제와 관련, 여성계의 움직임을 말해달라.

  "13일 반대성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윤락행위 알선업주 처벌강화를 위한 연대모임′을 결성했다. 여기에는 카톨릭 가정폭력상담소, 대전여민회, 주부교실, 대전환경여성포럼 등 6개 단체가 동참을 했다. 필요하다면 전국 연대를 통해 이번 판결의 부당성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강도를 좀 더 높혀 나가겠다. 판사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영장 기각 이유와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배경 등을 밝히라는 요구를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유사한 판결이 나오지 않게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 특히 우리의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강도를 높혀 대응을 하며 사회 일각에서 잘못된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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