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전지역 일간신문들은 대전 노은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
소식을 3-4단 크기의 사진과 함께 일제히 1면에 실었다.

 신문들은 이날 기사에서 총 9백49억원이 투입된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1일 처리 물동량이 총 1천65톤에 달해 대전지역 유통산업 경쟁력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문들은 이날 개장한 노은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경제적인 파급효과나 앞으로의 역할, 이용방법, 기타 문제점 지적 등은 뒷전인 채 개장식에 참석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에만 초점을 맞춰 시민들이 알아야 할 정보 제공에 미흡했다.

 대전일보는 21일자 1면에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에 대해 사진과 짧막한 기사로 보도했으며 정치 해설면에 시·도지사 재공천 시사에 대한 JP의 인터뷰를 실어 상자기사로 게재했다.

 중도일보는 1면 사진기사와 함께 9면에 노은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대한 특집기사를 실어 지역 신문 중에서는 가장 정보제공에 충실했으나 JP 방문과 관련 2면 인터뷰, 3면 대전방문 이모저모 등을 잇따라 실어 도매시장 개장보다는 JP방문에 대해 무게를 뒀다.

 대전매일도 1면 사진과 사회면에 해설기사를 실은 반면 2면에 JP 인터뷰를 게재해 마치 JP가 노은 농수산물시장 개장의 주역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결국 지방신문들은 노은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을 시민 생활과는 동떨어진 정치인 JP를 앞세워 정치행사로 바꿔 놓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충청권의 자민련 영향력 감소 및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보도를 한바 있는 지역언론들이 이번 JP 대전방문을 크게 부각시킴으로써 JP가 아직도 충청권의 맹주(?)임을 자인하는 이율배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현직 시·도지사의 재출마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홍선기 대전시장과 심대평 충남도지사에 대한 JP의 재공천 시사 발언을 문제의식 없이 보도해 최근 일각에서 일고 있는 세대 교체론과 광역단체장 3선 반대 여론을 잠재우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언론들이 시민생활과 밀접한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에 대한 정보제공은 등한시하면서 JP의 움직임에는 커다란 관심을 보여 순수한 지역 행사를 정치장으로 변모시켰다˝며 ˝내년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행보에만 초점을 맞추는 지역언론들의 보도 행태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JP가 충청지역에 해놓은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구세대 정치인들의 퇴진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다퉈 JP를 부각시킨 것은 세대교체에 대한 지역 여론을 지역언론들이 제대로 읽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이석호 기자 · ilbolee@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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