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시장, '탄력적 운영' 추진... 이춘희 전 시장과 같은 입장
10월 세종축제 주무대, '이응다리' 이전 및 '배 띄우기' 구상 무산
세종보 재가동에만 축제 예산 버금가는 10억 원 안팎 소요
12일 한화진 환경부장관 면담... 환경부, 11월 정밀 점검 후 탄력 운영 검토
환경단체와 정의당, 줄기차게 즉각 철거 촉구... 금강의 재자연화 취지 살려야

현재 개방 상태로 놓여 있는 금강 세종보 전경. 세종시 제공.
현재 개방 상태로 놓여 있는 금강 세종보 전경. 세종시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금강 세종보 '철거 vs 유지'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올 하반기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3문의 전도식 수문으로 건립된 세종보는 지난 2018년 1월 이후 5년 이상 완전히 전도된 상태를 유지, 현재는 가동 불능 상태다.

문재인 전 정부 당시에는 "시간을 두고 주민 의견을 들어 철 시기를 결정한다"로 흘러왔고, 윤석열 현 정부에선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했다. 

대전·세종 환경 관련 시민사회는 그동안 보 해체와 함께 금강의 재자연화를 촉구해왔다. 자료사진. 
대전·세종 환경 관련 시민사회는 그동안 보 해체와 함께 금강의 재자연화를 촉구해왔다. 자료사진. 

이춘희 전 시장과 최민호 시장은 금강 세종보를 유지한 채, "우기와 갈수기별 개폐를 조절하는게 효율적"이란 같은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3월 이응다리(금강 보행교) 개통과 민선 4기 시 정부의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가 새 국면을 형성하고 있다. 

노무현 전 정부 당시 '이용형 보'로 설계·건립된 세종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조성됐다. 4대강 사업을 밀어부친 이명박 전 정부의 '보'와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다.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는 이응다리와 금강 수변 공원을 도시 성장의 한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에 세종시는 오는 10월 세종축제의 주무대를 이응다리로 옮기는 등 다양한 구상을 해왔다.

진주 남강 유등 모습. 자료사진. 

예컨대 축제기간 금강과 남강에 각각 유등 및 배를 띄우는 공주시와 진주시 사례를 적극 참고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과거 금강변이 소금뱃길로 활용된 점을 감안, 적극 행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세종보 재가동에 필요한 예산이 당장 1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되면서, 이 같은 방안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세종축제 전체 예산이 11억 원이란 점에서 배보다 배꼽이 큰 현실이다. 

이에 최민호 시장은 지난 12일 한화진 환경부장관을 만나 세종보 탄력 운영을 위한 시설 개선 협의에 나섰다. 2025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순천시 동천 위를 지나고 있는 유람선. 자료사진. 
순천시 동천 위를 지나고 있는 유람선. 자료사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도 동천을 활용, 유람선을 교통수단과 관광 상품의 하나로 운용하고 있다. 

다만 지역의 환경단체와 정의당은 '세종보'의 즉각 철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금강의 재자연화와 건강한 생태 환경 구축의 전제조건이란 주장이다. 

세종시, '세종보' 탄력 운영안으로 가닥... 본격적인 대응 
환경부, 오는 11월 정밀 점검... 세종시 제안 검토

최민호 시장이 지난 12일 한화진 환경부장관을 만나 세종보 탄력 운영 제안을 했다. 세종시 제공. 
최민호 시장이 지난 12일 한화진 환경부장관을 만나 세종보 탄력 운영 제안을 했다. 세종시 제공. 

시는 세종보의 상시 개방 이후 수면적 감소와 육역화(陸域化)로 인해 수생태 건강성이 되레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했다.

최 시장은 이날 한 장관과의 만남에서 “보 수위 및 수량 회복은 물론, 물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도 세종보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세종보 시설개선과 운영계획 수립을 건의했다.

환경부는 장기간 미가동 상태에 있는 세종보의 안전점검을 우선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수기가 끝난 11월 정밀 점검에 나서 유압식 가동보인 세종보의 안전성 및 정상 작동 가능여부를 확인한 후 탄력 운영안을 찾겠다는 뜻이다. 

최 시장은 비단강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 추진과 2025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지원 등에 대한 협업안도 꺼내 들었다. 물빛정원 요소 대부분이 금강에 있기 때문이다. 

최민호 시장은 “금강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도심 속 친수공간으로, 시민 삶과 직결되는 공간”이라며 “비단강을 2025년 개최 예정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주요 공간으로 구상 중인 만큼, 박람회 성공을 위해 환경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어떤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아 있다. 

세종보 하류에 모습을 드러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노랑부리백로. 전 세계 약 300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세종보 하류에 모습을 드러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노랑부리백로. 전 세계 약 300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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