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제12형사부, 9일 정조은 등 공범자들 6명 첫 공판
정조은 등 5명 공소사실 부인했지만 1명은 인정..21일 2차 공판

JMS 2인자로 알려진 정조은(오른쪽)이 정명석의 진술과 검찰의 공소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사진은 정명석(왼쪽)과 정조은이 함께 있는 사진. 검찰 제공
JMS 2인자로 알려진 정조은(오른쪽)이 정명석의 진술과 검찰의 공소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사진은 정명석(왼쪽)과 정조은이 함께 있는 사진. 검찰 제공

[지상현 기자]외국인 여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의 범행을 도운 인물로 JMS의 2인자로 알려진 정조은(44, 예명)이 정명석의 진술과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본인은 JMS의 2인자고 정명석의 성범죄를 돕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는 9일 오전 대전지법 230호 법정에서 준유사강간과 준유사강간방조, 강제추행방조, 준강간방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조은을 비롯해 JMS 간부 6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앞서 대전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지혜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이들 6명의 JMS 간부들이 민원국・국제선교국・수행비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국내・외 ‘신앙스타’를 선발・관리하면서 교주 정명석의 성폭력 범행에 가담하거나 도와준 사실을 확인하고 재판에 넘겼다.

'신앙스타'는 대외적으로 결혼하지 않고 선교회의 교리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을 뜻하나, 실제로는 신앙스타 중 선발된 미모의 여신도가 정명석의 성폭력 범행 대상이 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JMS 2인자이자 주님의 교회 목사로 알려진 정조은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피해자들에게 정명석을 메시아로 칭하며 세뇌한 뒤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고 지시한 뒤 정명석의 유사강간 범행을 도운 혐의로 구속됐다.

민원국장(51)은 지난 2021년 9월 초순께 정명석으로부터 성폭행 당했다고 호소한 피해자에게 "그것이 하나님의 극적인 사랑"이라고 말하며 세뇌시킨 뒤 유사강간 피해를 당하도록 도운 혐의(준유사강간 방조)로 구속됐다.

국제선교국 소속인 2명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9월까지 정명석을 외국인 여신도 2명에게 강제추행 범행을 저지를 당시 통역하며 범행을 도운 혐의(강제추행 방조)를 받고 있으며, 수행을 맡았던 2명은 여신도들이 정명석으로부터 강간 및 강제추행 범행을 당하고 있는 동안 방 밖에서 지키고 있었던 혐의(준강간 방조 등)로 기소됐다.

검찰이 밝힌 정명석과 공범들의 범행 구조도. 검찰 제공
검찰이 밝힌 정명석과 공범들의 범행 구조도. 검찰 제공

검찰 수사 결과 JMS 내부조직인 민원국(국내), 국제선교국(국외)에서 국내・외 '신앙스타'를 선발 관리하고, 정조은은 신앙스타 중 대상자를 선정해 정명석과 독대 자리를 마련해 성폭력이 이뤄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행비서들은 정명석과 '신앙스타'의 독대자리에서 성폭력이 이뤄지는 동안 밖에서 대기하며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조직적인 성폭력 범죄의 구조를 확인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교단본부(국내:민원국, 해외:국제선교국)는 선발된 '신앙스타'들을 대상으로 "정명석은 재림예수이고, 정명석의 사랑은 아무나 받지 못하는 선택적 은총이며, 그를 거부하면 지옥에 간다"는 등으로 세뇌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정명석이 종교지도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소속 여신도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종교단체 내부에서 그 범행을 조직적으로 도운 것으로써 그 특성상 외부로 드러나기 어려운 암수 범죄인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이같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정조은을 비롯한 공범자 6명 중 5명은 혐의 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정조은 등 5명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재판장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제선교국 소속으로 지난 2018년 2월부터 9월까지 정씨가 외국인 여신도 2명에게 강제추행 범행을 저지를 당시 통역하며 범행을 도운 혐의(강제추행 방조)를 받고 있는 A씨는 공범들 중 유일하게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씨는 정명석으로부터 성추행 범죄를 당한 피해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조은은 변호인을 통해 정명석의 진술조서도 부동의했다. 진술 내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정조은 변호인은 "정명석 진술 내용 중 역할과 지위 부분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언론에서는 2인자라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오는 21일 2차 공판을 열고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에 대한 피고인들의 의견 및 향후 입증 계획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정명석 사건과의 병합 여부는 일단 추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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