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들에 ‘자진사퇴’ 메시지..의혹 추가 해명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자료사진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자료사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7월 거액의 돈을 빌려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지역에 25억여원을 들여 산 건물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문제가 된 건물 구입 경위에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싸우면서 정이 든 걸까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돌이켜보면 ‘까칠한 대변인’, 미숙함 사과드린다”

그는 이어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다. 기자들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다.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다.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였다.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선 말들이 튀어나왔다.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계속해서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번만 의문을 달아주기 바란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한번만 더 생각하고 써주시길 부탁드린다. 선배들은 머리가 굳어있어 생각을 바꾸기 쉽지 않다. 여러분은 젊지 않은가. 내일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이라고 당부했다.

“아내가 상의 없이 건물 매입..이 또한 제 탓”

특히 “어제(28일)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다.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둘러싸고 투기 의혹을 추가 해명했다.

그는 “‘기자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던 거야’ 그런 의문이겠죠.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 ‘네, 몰랐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자책했다.

김 대변인은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거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담 섞인 말로 대변인 직 사퇴의 변을 마무리했다. “여러분들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 농담이었다.”

김 대변인은 “평소 브리핑 때 여러분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렇게라도 풀고 간다. 건승하시고, 멀리서도 여러분의 기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2월 임명된 김 대변인은 같은 해 7월 재개발 사업자가 확정된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뉴타운 9구역에 배우자 명의로 10억여 원을 대출받아 2층짜리 상가건물을 구입한 사실이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확인되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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