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실현 비롯한 지역공약 이행 및 소통 역할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66. 세종시) 당대표 체제로 새 출발을 시작한다. 충청권 출신 인사가 민주당 당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 대표 출신지역인 충청권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를 포함한 지방분권 개헌과 지역공약 이행을 주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지역과 소통에 얼마나 적극성을 보일지는 회의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공약 이행 주도적 역할 것” vs “지역과 소통부족 얼마나 극복할까”

7선 관록에 ‘친노‧친문’ 좌장 격인 이 대표는 당대표 선거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하며 줄곧 앞서나갔고, 지난 25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변 없이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민생경제’와 ‘정치권 협치’, ‘민주정부 20년 집권’이라는 3대 플랜을 제시하며, 문재인 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을 당원들에게 약속했다. 지방과 관련해선 “지방정부 정책역량을 높이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도록 과감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후보 시절인 지난 22일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를 위한 자치분권 5대 공약을 발표했다. ▲자치분권 개헌 ▲지방자치특별기구(지방자치연구소 등) 설치 ▲재정분권을 통한 균형발전 ▲기초·광역 단위 당정협의 정례화 ▲최고위원회·민생경제연석회의 지역별‧권역별 순회 개최 등이다.

이는 곧 지역과 소통을 통해 지방분권 개헌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충청권은 이 대표 지역구이기도 한 세종시가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 명문화를 재추진할 동력을 얻은 점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 당원들은 이 대표가 제시한 자치분권 공약이 ‘충청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대표가 정부 여당 공약 이행을 위해 얼마나 지역과 소통에 적극적일지 물음표를 나타내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충청 지역사회와의 교류는 물론, 지역민과 접촉면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이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반대급부로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관심도는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비관적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 대표는 한 달 여 선거운동 기간 충청권 언론과의 간담회나 차별화된 지역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이 대표 선거캠프 측은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형평성을 기하기 위해 개별 언론 인터뷰 대신 전체 기자간담회로 진행했다”면서 “지역 행보 역시 ‘누구를 만나고 갔다’고 하면 지역사회가 분열되고 갈등이 생기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 등 지방분권 ‘기대감’
‘불출마 선언’, 지역공약 이행 위한 소통 ‘의구심’

그러나 이 대표가 지역사회 분열과 갈등을 예방하고 이미 진행 중인 현안을 해결하려면 오히려 지역과 소통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 추진을 둘러싼 세종시와 충북 간 첨예한 갈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세종시 인구 증가와 대전 유성구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세종역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KTX오송역이 있는 충북은 막대한 설치비용과 이용자 분산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후보 시절인 지난 10일 충북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합동연설회에서 KTX세종역과 관련해 이렇다 할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그는 또 지난 9일 국회 기자간담회 당시 정부 내각과 청와대 인사에서 ‘충청홀대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문제제기에 “당‧정‧청이 챙길 것으로 크게 문제없을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아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지역사회 비판을 들었다.

대전 동북아 실리콘 밸리 육성 및 4차산업혁명특별시 조성, 충남 천안아산KTX역세권 R&D집적지구 조성, 내포 신도시 환황해권 중심도시 육성,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충북 바이오헬스 혁신·융합벨트 구축 등 문재인 대통령 지역 대선 공약이행에 이 대표가 얼마나 힘을 쓸지도 미지수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에서 집권 여당 당대표를 배출한 것은 지역의 경사이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그동안 지역사회와의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점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점에서 얼마나 지역과 소통하며 지역발전을 견인할진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대표가 탕평인사를 강조한 만큼,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조만간 있을 청와대 2기 내각 인사에 이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지역안배를 얼마나 건의할지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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