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이어 안면도 사업에도 ‘고춧가루’
대형개발사업 ‘등 돌리기’ 반복…지역민 “약속을 껌으로 아나” 반발

롯데경영진 퇴진 국민청원을 주장하는 대전시청 앞 현수막(왼쪽)과 '롯데 반대' 퍼포먼스 중인 김용필 바른미래당 충남지사 예비후보.
롯데경영진 퇴진 국민청원을 주장하는 대전시청 앞 현수막(왼쪽)과 '롯데 반대' 퍼포먼스 중인 김용필 바른미래당 충남지사 예비후보.

대전과 충남에서 ‘롯데’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가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건립과 안면도 개발사업 등 굵직한 지역현안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연거푸 발을 빼면서 대전·충남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롯데’라는 기업에 대한 반감마저 쏟아내고 있다. 대전시청 주변에는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과 롯데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나부끼는가 하면 롯데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서상연(대전 가장동, 52)씨는 “충청권을 무시하는 롯데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며 “롯데상품 불매 등 시민운동이 벌어진다면 적극적으로 동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면도 출신인 바른미래당 김용필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29일 도청 기자실을 방문 “롯데는 안면도를 껌으로 아느냐”며 롯데제품을 발로 밟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고향인 안면도는 물론 충남 도민을 우롱한 처사를 절대로 묵과할 수 없었다”는 것이 김 예비후보의 주장이다. 

앞서 충남도는 28일 안면도 관광지구 3지구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컨소시엄과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 롯데가 토지매입 가격 감면 및 기부채납 규모 축소 등 특혜성 요구를 해 온 것에 대해 사업추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 

충남도 관계자는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롯데가 사업포기를 위한 구실을 찾기 위해 도가 절대로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해 온 것으로 판단한다”고 이야기했다. 

롯데가 굵직한 개발사업에 뛰어든 뒤, 사업성이 조금이라도 악화되면 책임회피를 위해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사업포기 구실을 찾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독 대전과 충남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반기업 지역정서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건립사업을 추진한 바 있는 롯데는 지난해 6월 대전도시공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시행자인 도시공사에 제출해야할 설계도면 등을 적기에 제출하지 않고 사업추진에 미온적 자세로 일관했다는 것이 공사측 설명이다. 

사업해지를 당한 롯데는 대전시가 터미널 진입도로 재정투입과 토지조성원가 이하 제공, 용적률 상향 등 당근책을 제시하자 ‘입점 의향업체’로 재공모에 참여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이권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구속 등으로 투자동력을 잃은 롯데가 또 다시 ‘사업참여 의향’을 접으면서 대전의 숙원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은 한 기업에 의해 두 번 좌초되는 불운을 겪고 있다. 대전도시공사가 후순위 업체와 협상에 임하고 있지만, 성공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롯데가 악감정을 가지고 일부러 지역사업을 훼방 놓으려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 결과는 매우 악의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며 “롯데는 앞으로 대전과 충남에서 어떤 파트너십을 가질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격앙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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