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롯데가 무리한 요구"
롯데 "의사결정자가 없는 도의 상황이 문제"

조한영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이 28일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 사업 '무산'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조한영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이 28일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 사업 '무산'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 사업이 결국 좌초됐다. 충남도는 롯데컨소시엄의 ‘무리한 요구’가, 롯데컨소시엄은 ‘도의 의사결정 능력 부재’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는 형국이다. 

28일 도는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이달 말 본 계약을 앞두고 지난 1월부터 롯데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토지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5년 이내에 지구 내 녹지부분을 태안군에 기부채납해야 하는 의무 사항을 제외시켜 줄 것과 토지 매입 가격을 최대 241억 원 이하로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롯데는 15건의 사항에 대한 협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도는 기부채납건과 토지가격 보장 건은 탈법적인 특혜라서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조한영 충남도 문화체육국장은 “기부채납은 법률적 의무사항임을 당초 공모지침을 통해 이미 고지된 사항이고 매각 토지 가격 보장 또한 2개 감정평가 기관의 평가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도록 한 공모지침에 명확히 위반된다”며 “만약 이를 수용할 경우 법적인 문제는 물론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가 우려된다는 자문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는 지난 22일, 오늘(28일)까지 예정된 본 계약을 다시 한번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조 국장은 “본 계약 체결기한인 오늘(28일)까지 롯데는 사업전제 조건인 외국인투자유치를 통한 사업 법인이 설립되지 않았고 롯데의 상황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 않아 본 계약 연기도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면도 3지구 개발 사업이 무산된데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4월 중 코트라와 협력해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안면도 1·4지구에 대한 투자유치활동 계획에 3지구도 포함시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롯데컨소시엄측 관계자는 <디트뉴스>와의 통화에서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됐더라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을 텐데 상당히 안타깝다”며 “할 얘기도 많고 도의 주장에 섭섭하기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잘했느냐의 논쟁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는 사업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요청이다.  참여까지 확정은 아니지만 외국인 투자도 유치가 돼 있다. 안면도 사업장 자체는 매우 매력이 있고 개발가능성이 무궁무진, 지금도 미련이 있다. 하지만 사업 여건 자체가 좋지 않아 인허가 변경을 진행 해보려고 했다”며 “도는 탈법이라고 하지만 충분히 협의 과정에서 논의· 변경 될 수 있는 상황인데 현재 의사결정자가 없다는 충남도의 상황이 (이런 결과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는 지난 2015년 말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자 선정을 위한 투자공모를 실시해 3지구(씨사이드) 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롯데컨소시엄은 공모 당시 2020년까지 안면도 관광지 3지구 3085㎡에 2107억 원을 투입, ‘바다와 태양을 담은 나만의 휴식공간’을 콘셉트로 600실 규모의 고급 숙박시설과, 워터파크, 컨벤션 등을 조성한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도와 태안군, 롯데컨소시엄은 2017년 7월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롯데컨소시엄이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지연 등을 이유로 도에 협약 기한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고 도가 이를 수용해 올해 3월 본 계약이 예정돼 있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