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중 4번째 구속 수사 ‘불명예’

22일 밤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 전 대통령이 자정께 호송차를 타고 수감장소인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jtbc방송화면 촬영.
22일 밤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 전 대통령이 자정께 호송차를 타고 수감장소인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jtbc방송화면 촬영.

법원이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해 22일 밤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4번째 구속 수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은 채 논현동 자택에서 머무르던 이 전 대통령은 23일 새벽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조세포탈,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350억 원대 비자금 조성,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원 반환 개입, 다스 차명재산 의혹,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국정원 특활비 17억5000만원 수수, 삼성전자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액 60억 원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영장 발부 뒤 페이스북에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 “마땅한 결과, 속죄해야” vs “모욕적인 방법으로 구속”

청와대 "그저 안타까울 뿐..삼가고 또 삼가겠다"

여야 정치권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일제히 입장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국민의 뜻으로 존중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도 남아 있다. 부인인 김윤옥 씨에 대한 뇌물 수수 혐의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의혹에 대해서도 사건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참담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의도적으로 피의사실을 유포해 여론을 장악한 후,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구속시켰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타깃으로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무척 잔인하다. 훗날 역사가 문재인 정권과 그들의 검찰을 어떻게 평가할 지 지켜보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끝으로 다시는 정치보복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은 “사법원칙에 따른 마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해당 혐의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구속수사로 전환할 충분한 이유가 존재했다”며 “법원의 이번 구속 결정으로, 그동안 정치권에 회자되던 의혹의 진상을 밝히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민주평화당 장정숙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 구속은 당연한 결과이며, 검찰은 여죄를 더 밝혀내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은 성실히 검찰수사와 재판에 임해 이제라도 국민 앞에 속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은 전직 대통령에게 거는 일말의 기대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끝까지 불명예의 길을 걸어온 이 전 대통령이 여생 동안 조금이라도 반성과 속죄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청와대도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영장 발부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나. 삼가고 또 삼가겠다. 스스로에게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겠다는 다짐을 깊게 새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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