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 최대관심 3블록 분양, 빠르면 상반기 '가능'
대전시-시민단체, 협약체결 첫날부터 ‘동상이몽’

대전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 예정지. 자료사진.
대전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 예정지. 자료사진.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을 두고 대립해 왔던 대전시와 시민단체가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왼쪽부터 대책위 김규복 위원장,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

대전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대립해 왔던 대전시와 환경단체가 ‘친환경 공원조성’이라는 큰 틀에 합의하고 향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대전지역 부동산업계 최대 관심사안인 호수공원 3블록 분양이 빠르면 올 상반기 중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안갑천지구 친수구역개발사업 백지화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김규복 위원장과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12일 오전 대전시청 10층 중회의실에서 만나 '갑천 친수구역 조성 시 월평공원 ·갑천과 어우러지도록 조성하고, 향후 시민·전문가 등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는 등'의 6개항의 협약을 체결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3블록 분양은 이달 환경부 승인을 거쳐 대전시 건축심의를 마친 뒤 빠르면 상반기 내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민간개발로 방향을 잡았던 1·2블록은 도시공사가 토지를 보유한 상태에서 민간이 시공을 맡는 민·관 공동개발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저밀도 개발이 예정됐던 5블록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행복주택사업으로 전환키로 했다. “무주택자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성을 강화한 조치”라는 것이 대전시와 도시공사 설명이다. 

3블록을 제외한 호수공원과 그 외 주택단지 등의 행정절차는 협약 내용을 준수해 상호 협의 하에 진행하기로 했다. 환경단체가 갑천 친수구역 사업에 가장 크게 반발한 이유가 돼 온 ‘인공 호수공원’ 조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대전시와 시민단체 간 이날 합의는 ‘친환경 개발’이라는 원칙과 '상호 협의'에 대해 접점을 찾았을 뿐, 향후 세부 논의에 들어가면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협약서 작성 직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부터 양측은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를 드러냈다. 

우선 양측은 협약 첫 번째 내용인 ‘도안 갑천 친수구역은 월평공원·갑천을 보전하고 어우러지도록 조성한다’는 내용을 전혀 다르게 해석했다. 또 다른 대전시 갈등현안인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을 협의체에서 논의할 것이냐에 대해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정무호 대전시 도시주택국장은 “협약에 포함된 월평공원과 어우러지도록 조성한다는 내용과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은 전혀 연결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협의체에서 논할 사항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양흥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새로운 협의체를 만들어 협의의 지혜를 발휘하자는 측면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반론을 폈다. 

주택공급량 축소와 관련해서도 정무호 국장은 “갑천 친수구역 사업은 대전시 신도시 사업에서 사실상 마지막일 것”이라며 주택공급 축소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반면, 양흥모 처장은 “우선적으로 주택공급 규모를 협의할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결과적으로는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3블록 분양’이라는 코앞에 닥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겠다는 쪽으로 한 걸음 물러선 모양새지만, 세부논의에 들어가면 갑천지구 인공 호수공원 개발여부, 주택공급 규모 축소여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연계 논의 여부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야기다. 

익명의 대전시 관계자는 “일단 급한 불(3블록 분양)은 껐지만, 불씨는 계속 남아 있는 모습”이라며 “협의체를 계속 유지시키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전시와 환경단체 모두가 여론의 부담을 느끼며 협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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