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성지~신라성지 13.3km 코스

당진 버그내 순례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들 모습. 충남도 제공.
당진 버그내 순례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들 모습. 충남도 제공.

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리는 당진 버그내 순례길. 이 길은 한국 천주교가 공인되기 전 천주교 전파를 위해 선교자들이 걸었던 길이며,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순교자들의 압송로이기도 하다.

버그내 순례길은 김대건 신부 탄생지 솔뫼성지를 출발해 신자들의 만남 공간이었던 버그내 시장과 합덕시장을 지나 신리성지까지 이어지는 13.3km 코스로 이뤄졌다.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솔뫼성지에서 한 시간 가량(4.4km)을 걷다 보면 조선시대 3대 방적 중 하나로 세계관개시설물 유산에 등제된 합덕제와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수리민속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고딕양식으로 지어 진 합덕성당 모습. 충남도 제공.
고딕양식으로 지어 진 합덕성당 모습. 충남도 제공.

이곳에서 1.4km를 더 걷다보면 합덕성당이 나온다. 이곳은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Davluy, M.A.N.) 주교를 비롯한 여러 선교사들이 체포되기 전 피신한 곳이기도 하다.

합덕성당의 전신은 1890년 설립된 양촌성당이다. 초대본당주임 퀴를리에(Curlier, J.J.L.) 신부가 1899년 120평 대지를 매입해 한옥성당을 건축, 합덕성당으로 명칭을 바꿨다. 이후 7대 주임 페랭(Perrin, P.) 신부가 1929년 현재 건물인 벽돌조의 고딕성당을 신축했다.

다시 길을 나서 시골길 2km를 걸으면 합덕제 제방 기록이 적힌 합덕제 중수비에 도달한다. 이곳에는 8개 비가 서 있다.

계속해서 내포지역 첫 순자인 원시장 베드로와 사촌인 원시보 야고보가 마셔온 ‘원시보우물’과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한 ‘무명(無名) 순교자의 묘’를 잇따라 볼 수 있다.

이국적 풍경을 선보이는 신리성지. 충남도 제공.
이국적 풍경을 선보이는 신리성지. 충남도 제공.

무명 순교자의 묘에서 종착지 신리성지까지는 약 15분(1.8km)이 걸린다. 이국적 풍경을 선보이는 신리성지는 당진의 대표 명소다. 5대 조선교구장 바블뤼 주교가 1845년 10월 김대건 신부와 함께 입국해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하기까지 천주교 서적을 저술하며 21년간 지내온 곳이기도 하다.

신리는 과거 천주교 탄압 때 조선에서 가장 큰 천주교 교우마을이자 선교사들의 비밀 입국처로 한국의 천주교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조선의 카타콤바(로마의 비밀교회) 별칭도 붙었다.

한편 성지 순례는 단순 관광·여행과는 결이 다르다. 성지를 순례하는 것은 하느님을 만나러 올라가는 여행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순례는 신앙과 기도 안에서 친교의 기회를 제공해 주며, 자기 수련과 성지성역의 발전과 활성화라는 종교 활동에도 참여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솔뫼성지 입구. 충남도 제공.
솔뫼성지 입구. 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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