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최하위, 인사청탁, 용담댐 수해 보상, 노조 관계 등

문정우 금산군수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 금산군정을 이끌고 있는 문정우 군수의 민선 7기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한해 동안 문 군수는 여러가지 성과를 자랑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 또한 적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산군이 21일 발표한 올한해 성과를 보면 대략 10가지로 축약된다. 

▲금산군 예산 2년 연속 5000억원 돌파 ▲역대 최다 3559억 원 국·도비 예산확보 ▲2023 충남체육대회 유치 확정 ▲오래된 지역의 난제 해결 ▲온라인 제39회 금산인삼축제 온라인 성공개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도로여건 개선 가속화 ▲금산형 명품관광도시 기반 조성 ▲교육 지원 도약 계기 마련 ▲금산추부깻잎 연매출 600억 돌파 ▲금산사랑상품권 발행 확대 등이 그것이다.

금산군 예산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내년에는 5496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적극적인 예산 확보 노력으로 3559억 원의 국·도비 예산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2023년 충남도 체육대회 유치를 비롯해 금산인삼약초건강관 명도소송 승소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제39회 금산인삼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해 772만 달러 무역성과를 달성한 점도 자랑했다.

또 곳곳에 꽃밭을 가꾸는 금산형 명품관광도시 기반사업을 비롯해 체육관 증축 및 인조잔디 교체 등 학교 교육경비를 증액시킨 부분과 함께 금산의 대표적인 효자 작목인 깻잎 연매출도 600억원을 넘기며 깻잎의 고품질화 및 규모화·첨단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 또한 산적한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청렴도는 조속히 해결해야 할 1순위 과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달 초 발표한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서 금산군은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평가에서 '외부청렴도' 5등급과 '내부청렴도' 4등급 평가를 받았다.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를 평균한 뒤 부패사건 발생현황 감점 등을 반영한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도 5등급에 머물렀다. 이같은 평가 결과는 충남도내 15개 시군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내부청렴도 평가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나타난 5등급은 충남도내 전체 시군 중 금산군이 유일하다.

평가 결과 공공기관의 공직자들이 응답한 금산군의 청렴도 수준도 4등급으로 낮은 상태지만, 무엇보다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들의 외부청렴도 평가가 낮다는 점은 역설적이게도 금산군 행정에 대한 내∙외부의 신뢰도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용담댐 방류 피해를 입은 부리면 무지개다리 일대.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피해 보상은 요원하다.

특히 청렴도는 크게 부패수준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측정하는데, 이번 조사에서 기초단체의 경우 대부분 특혜제공과 부정청탁 항목에서 모두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외부 평가에서 금산군의 청렴도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청렴도와 함께 문 군수 스스로가 밝힌 인사청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문 군수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외부를 통한 인사청탁, 하고 싶은 사람은 해라. 그 청탁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면서 "열심히 인사청탁 하실 분들은 하시라. 그런 열정으로 일 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동료나 친구도 없이 오로지 나만 생각하는 거 같다"면서 "청탁 들어오는 사람은 승진 후보 1순위라고 해도 제낀다. 1순위라고 해서 다음에 승진한다는 생각은 꿈깨라. 1순위라도 일 안하면 승진 안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문 군수가 인사청탁의 현실을 실토함으로써 금산군정에서 인사청탁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공직사회에서 인사청탁이 노골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금산군정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은 그 어느때보다 따가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여름 용담댐 방류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책도 지지부진하다. 문 군수는 비슷한 피해를 입은 충북 영동과 보은, 전북 무주와 함께 한국수자원공사를 항의 방문하면서 군민들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결과는 아쉽기만 하다. 여전히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실 문 군수는 취임 초기부터 금산지역 곳곳에 꽃단지를 조성해 명품 관광도시 조성을 내세웠지만 이번 용담댐 수해로 인해 적지 않은 꽃밭이 물에 잠기거나 쓸려 나갔다. 그럼에도 문 군수는 금산천, 봉황천 등 천변 유휴 공간에 유채꽃, 코스모스 등 계절별 자연 꽃밭을 가꾸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노사간 문제 해결도 중요하다. 금산군공무원노조가 올해 출범했지만 집행부가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사간 대화는 단절됐다. 그 결과 공직사회 내부의 갈등양상으로 비화되고 있으며, 이는 내부 청렴도 하락 뿐 아니라 문 군수의 군정 방침이 제대로 녹아들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별정직 비서실장의 5급 직급상향 건도 노조와의 마찰이 빚은 산물이다.

재선을 노리는 문 군수 입장에서는 성과에만 기뻐할 것이 아니라 산적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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