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부의장까지 가져간 민주당 반발 부의장실 점거…원상복귀 협의 끝내 무산

9일 부의장실 점거 사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전남수 의원(왼쪽)과 황재만 신임 의장(오른쪽 두번재)

충남 아산시의회가 8대 후반기 원구성으로 인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의장실을 점거한 미래통합당 의원들과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 6월 30일자 ‘한 지붕, 두 가족’ 된 아산시의회 보도)

10일 아산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통합당 전남수 전 부의장과 민주당 황재만 신임 의장이 양측 대표의 자격으로 만나 대화를 가졌지만 끝내 합의는 불발됐다.

앞서 통합당 의원 6명은 후반기 원구성에서 상반기 때 통합당에게 배정했던 부의장 자리를 민주당이 가져가자 “신뢰를 져버린 민주당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의원사무실의 책상을 부의장실로 옮겨 통합당 의원실로 사용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민주당 측은 9일 오후 행정집행을 통해 부의장실의 통합당 의원들의 사무집기를 옮길 예정이었다. 하지만 통합당에서 이를 막아섰고 양 측 대표의 협상테이블이 긴급하게 마련됐다.

부의장실 앞에 놓여진 명패와 책상.

이 자리에서 황재만 의장은 “이전부터 부의장실로 사용해온 곳인데 갑자기 의원 전체의 동의도 없이 용도를 바꾸는 것은 부당하다”며 “관례를 깨뜨리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전남수 의원은 “우리는 지분(의석수)이 적으니 작은 방(부의장실)을 쓰려고 자리잡은 것”이라고 꼬집으며 “관례를 앞세우려면, 과욕으로 독식하게 된 부의장 자리를 먼저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양쪽의 주장은 팽팽했고 같은 논리만 되풀이되다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 테이블은 결렬됐다. 

통합당 의원들은 여전히 부의장실을 점거 중이며, 민주당 의원들은 부의장실 앞에 부의장 명패와 책상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황재만 의장은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행정명령 발동 권한은 의장이 갖고 있지만 좀 더 대화를 시도하려 한다”며 “아직까지 통합당 측이 완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태가 좀 더 지속될 것 같아. 시민들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아산시의회는 후반기 원구성에서 의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던 민주당 소속 김희영 의원이 부의장 직을 맡게 됐고 이에 통합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파행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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