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의원들 부의장실 점거…‘통합당 의원 사무실’ 별도 사용
원구성 갈등 후유증, 주말 동안 책상 이사…“신뢰 깨진 상황, 한 공간 불편”

충남 아산시의회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부의장실로 책상을 옮겨 별도의 사무실로 운영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의회가 원구성 갈등의 후유증으로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의장 자리까지 가져가자 이에 반발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별도의 사무실을 만든 것. (본보 26일자 아산시의회, 원구성 앞두고 ‘파행’ 보도)

30일 시의회에 따르면, 통합당 소속 6명의 의원들은 의원사무실에 있던 책상을 부의장실로 옮겨 별도의 ‘미래통합당 의원 사무실’로 사용하겠다고 통보했다.

발단은 지난 주 금요일(26일) 열린 의장·부의장 선거에서 비롯됐다. 이날 민주당은 통합당 측에 배정했던 부의장 자리에 김희영 의원을 선출하는 안을 강행했고 이에 반발한 통합당과 파행을 겪은 바 있다. 

양 당 의원들은 앙금을 풀지 못한 채 주말을 맞았고, 결국 통합당 의원들은 일요일(28일) 의원사무실에 나와 직접 책상을 옮기는 강수를 뒀다. 실제 통합당 의원 사무실 내에는 ‘협치가 아닌 독치로 가는 민주당을 규탄한다’는 현수막이 정면에 붙어있다.

통합당 의원들은 개인별 사무실이 제공되는 의회 신청사 완공 때까지 현 구도로 운영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부의장 사무실을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 한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 것 자체가 불편해졌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7월 1일 진행되는 상임위원장 선출에는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건설도시위원회 위원장을 통합당에서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책상이 빠진 아산시의회 의원사무실.

전남수 의원은 “의원들끼리 냉랭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보니 의원사무실을 방문한 집행부와 민원인들까지 어려워 의정활동이 불편했다”며 “별도의 사무실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서로 편하게 의정활동을 하자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부의장 사무실을 별도로 두는 규정은 없다. 만약 신임 부의장 사무실이 굳이 필요하다면, 통합당 의원들의 책상이 있던 빈공간을 활용해 의원사무실에 만들면 될 것”이라면서 “신뢰가 깨진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의회사무국은 마땅한 대응책을 못 찾고 있다. 일단 통합당 의원들의 격해진 감정이 잦아들기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후반기 의장에 선출된 황재만 의원은 "시의회에서 부의장실로 정해놓은 곳인데, 전체 의원의 동의도 없이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의견"이라며 "그렇다고 강제로 문을 뜯을 수도 없어서 딱히 마땅한 방법을 못 찾고 있다. 원구성을 마무리 짓고 좀 더 협의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먼저 협의를 도출해야지 직원들이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원만히 대화기 진행되길 바랄 뿐”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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