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슈분석②] 20대 총선 ‘녹색바람’ 발원지 상징성
“보수통합 없이 파급효과 미미할 것” 부정적 전망도

지난 2016년 2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총선의 계절,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돌아온다. 정치권에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 전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선택지는 다양하다. 크게는 중도 보수 대통합에 합류하거나 호남계와 재결합해 ‘국민의당 시즌2’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우선은 자신의 지지 세력이 상당수 존재하는 바른미래당 복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친안계, ‘어게인(Again) 2016’에 기대감
“독자노선 이후 국민통합으로 총선 승리 이끌 것”

중도와 보수층이 두터운 충청권은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두고 긍정‧부정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과거 국민의당에 참여했던 친(親) 안철수 계는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6년 2월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가졌다. 다시 말해 대전은 국민의당의 발원지인 셈이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 배출에는 실패했지만, 신생정당의 한계에도 20%가 넘는 정당 비례대표 득표율을 기록하며 ‘녹색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대전에선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30.96%, 더불어민주당 28.59%, 국민의당 27.14%를 얻어 3개 정당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충남 역시 새누리당 36.92%, 민주당 27.05%, 국민의당 22.51%, 세종은 새누리당 28.63%, 민주당 28.48%, 국민의당 26.58%를 각각 기록했다.

안 전 대표의 직계로 분류되는 조규선 바른미래당 충남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은 7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로 충청권은 물론, 이번 4.15총선 민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행은 “이는 안 전 대표에 대한 충청민의 기대감이 크다는 것과 더불어 국민들이 벤처, 경제, 글로벌 등 4차 산업혁명시대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리더로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 “언론에서 안 전 대표의 행보에 여러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정계복귀 후 기존 바른미래당 등 독자노선의 길을 다진 뒤 그 힘을 바탕으로 중도 보수 등 국민통합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역설했다.

일부에선 충남 논산에 연고가 있는 임재훈 사무총장을 비롯해 신용현(대전 유성)‧이태규(충남 천안)‧김삼화(충남 보령)‧김수민(충북 청주)의원과 세종시당위원장인 김중로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한다면 ‘어게인(Again) 2016’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국당‧새보수당 “안철수 효과, 4년 전 파급력 없을 것”
“反文 전선, 보수통합 불가피..독자노선은 한계”
“보수 야당 선택하면 지역 흐름과 반대로 가는 것”

지난 2016년 2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6년 4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충남 천안지역 후보들과 합동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반대로 안 전 대표 복귀에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 분당(分黨)해 지난 5일 창당한 ‘새로운 보수당’은 안 전 대표의 파급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중도‧보수 대통합을 이루어야 충청권 총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위원장(대전 동구)은 ‘안철수 효과’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많은 지지를 보냈음에도 분열하고 이합집산하면서 보여준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철수 전 대표가 향후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면 반(反) 문재인 전선에 함께 합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대한민국 정치는 1당과 2당의 치열한 경쟁이고, 군소정당이 얻을 수 있는 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새로운보수당 충남도당위원장 역시 “4년 전과 같은 파급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안 전 대표가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보수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4년 전에는 양당 구도에서 안 전 대표가 새로운 중도세력을 표방하며 새로운 3당을 만들겠다고 해서 이슈를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보수통합 여부가 화두다. 거기에 안철수 효과가 매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지금 가장 큰 이슈는 과연 무너진 보수가 합쳐지느냐, 사분오열하느냐가 변수”라며 “새보수당과 한국당은 통합 가능성이 높지만, 안 전 대표는 물음표”라고 해석했다.

“만약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보수통합을 하고, 안 전 대표가 독자노선을 간다면 4년 전 만큼의 효과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보수통합이 안되고, 새보수당과 한국당, 안철수당이 각자 노선을 간다면 정당득표율은 비슷하게 나눠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4년 전에는 3당 구도였지만, 지금은 다당 구도로 선택지가 훨씬 많아졌다. 때문에 중도나 보수 연대(통합)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안철수 효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또 “충청권 민심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선택했다. 안 전 대표가 보수 야당으로 넘어간다면 다수가 선택한 흐름을 포기하고 반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두고 볼 일”이라며 “지금의 다당 구조 안에서 중도와 보수 중 어느 노선을 선택할 건지의 문제인데, 결국 중도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 머물고 있는 안 전 대표는 이달 중순 전후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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