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설명회·상임위 심사 ‘비공개’ 일관

천안시의회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제2NFC) 유치 협약 동의안 채택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천안시 관계자가 시의회 복지문화위원장에게 회의 '비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모습.
천안시의회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제2NFC) 유치 협약 동의안 채택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천안시 관계자가 시의회 복지문화위원장에게 회의 '비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모습.

천안시의회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제2NFC) 유치 협약 동의안 채택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집행부가 설명회를 비공개로 진행한데 이어 상임위원회(복지문화위) 심사까지 비공개를 요구하면서다. 현재 해당 상임위는 회의를 속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7월 30일자 천안시, 제2NFC 동의안 제출..시의회 '질타'>

천안시는 30일 오전 9시 30분 천안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의원 25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시는 또 설명회가 끝난 뒤 배포한 자료를 모두 회수했다. 비공개 방침에 따라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다.

상임위는 개점휴업 상태다. 상임위는 오후 2시로 예정된 시간을 지나 개회를 선언했지만 “자료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며 곧장 정회했다. 상임위원장이 회의 공개 방침을 밝히자 집행부는 비공개를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집행부는 대한축구협회와 협약에 따라 내용을 공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준용 복지문화위원장은 “위원들도 오전에 열린 설명회에서 협의안 내용을 잠시 확인하는데 그쳤다. 의견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며 “자료검토시간을 가진 뒤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뒤늦은 동의안 제출 ‘질타’..‘예고된 갈등’

동의안 채택을 두고 갈등이 일어날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수 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데 시의원들이 이를 심사·검토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천안시와 대한축구협회의 협상 마감시일은 다음달 1일인데 적어도 31일까지 동의안을 채택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우선협상대상자 2순위인 상주시가 협상테이블에 앉게 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의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해도 자료검토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일부 의원들은 혹여나 모를 계약파기에 신경 쓰는 모양새다. 회의를 공개하고 세부협의사항을 지적하고 싶어도 협약서에 적힌 비공개 방침을 어길 경우 축구협회서 이를 문제 삼을 수 있어서다.

집행부가 이러한 점을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A의원은 “협상마감시일을 이틀 앞두고 동의안을 심사·검토하라는 것은 결국 속전속결로 동의안을 받아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입장이 분명히 갈렸다. 민주당은 ‘당초 제안한 내용과 이날 설명회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시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협의 내용을 공개하고, 수 천억 원이 투입되는데 이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 B의원은 “회의를 공개하더라도 집행부에서 어떠한 대답을 할 수 없어 무의미한 회의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도 궁금한 것이 많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할 수 있도록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소속 C의원은 “수 천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1시간 가량 되는 설명회만 듣고 동의안을 채택하기는 무리”라며 “시민의 알권리 차원에서라도 협상 내용을 공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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