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A4용지 3장 분량으로 "스스로를 믿고 다시한번 도전"
비판하는 팬들 향해 "독기품고 유럽 진출 꿈 해낼터"

대전시티즌을 떠나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이 확정된 황인범이 31일 자필편지를 통해 팬들의 관심에 고마움을 표하며 팀을 이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황인범은 이날 A4 용지 3장 분량의 편지에서 "많은 분들이 제 이적 소식을 접하시고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응원과 격려를 해 주시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저 역시도 이번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그리고 이적을 추진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압박감과 부담감도 느끼기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또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저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자책도 했고 부족함을 정말 크게 느끼면서 이제는 도전할 타이밍을 더 이상 늦추면 안되겠구나 싶었고 그 타이밍이 지금이라고 생각했다"며 "물론, 많은 분들이 유럽행이 아닌 MLS행이라는 이유로 실망하시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저 스스로에게 답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구단을 충족시켜줄 이적료가 나오지 못했고 저 역시도 저를 키워주고 발전시켜준 구단에게 보답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며 "밴쿠버라는 팀은 저에 대한 확신과 믿음, 정성을 보여주면서 비전까지 제시했고 많은 고민과 함께 조언도 구하고 조사를 통해 충분히 경쟁력있고 제가 갔을 때 축구선수로서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섰고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인범 자신도 유럽행을 고민했지만 유럽 구단들이 제시하는 이적료는 대전시티즌이 기대했던 이적료보다 훨씬 부족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밴쿠버는 황인범이나 대전시티즌이 기대했던 이적료 뿐 아니라 다양한 조건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2년 이후 유럽행을 돕겠다는 조건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밴쿠버의 러브콜은 황인범으로서는 거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은 "제 스스로를 믿고 증명해 내기 위한 노력들을 쏟아 낼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다시한번 도전해 보려 한다"며 "많은 분들이 유럽이 아닌 MLS행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한 비난을 해주시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독기를 품고 끝까지 유럽 진출이라는 꿈을 가지고 꼭 해내고 말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제가 가서 실패한다거나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팬 여러분들의 자부심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더 독하게 더 노력하겠다"며 거듭 밴쿠버에서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황인범은 "반드시 대전으로 멋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올테니 지난 4년간 저에게 보여주신 응원과 사랑을 남아있는 선수들,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보내달라"면서 "어디에서든 사랑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황인범은 '대전을 사랑하고 대전의 자부심이 되고 싶은 황인범 올림'이라는 글로 끝맺음할 때까지 편지 대부분을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시했다.

대전시티즌과 밴쿠버는 약속한 듯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황인범의 이적 소식을 공개했다. 황인범의 밴쿠버 계약 조건은 2+2년이다. 이적료와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황인범이 팬들에게 보낸 자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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