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보도자료 통해 벤쿠버 이적..메디컬테스트 거쳐 계약될 듯

대전시티즌이 황인범의 벤쿠버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대전시티즌이 황인범의 벤쿠버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대전시티즌이 31일 황인범의 MLS 벤쿠버 화이트캡스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대전시티즌은 이날 "이미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유럽 몇몇 클럽에서도 황인범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면서 "그중 벤쿠버가 가장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면서 선수와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구단이 밝힌 대로 황인범을 잡기 위한 영입전은 유럽 여러팀들이 뛰어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와 포르투칼 FC포르투 등 명문 구단은 물론 베르더 브레멘이나 함부르크 등 2부 팀들도 황인범 잡기에 나섰었다. 이들 구단은 오래전부터 황인범에 대해 관심을 보여오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황인범의 군 문제가 해결되자 적극적인 입장을 취했었다.

아시안컵이 열리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스카우터를 보내 황인범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유럽구단들은 대전시티즌이 원했던 이적료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때 나타난게 벤쿠버였다. 지난 연말부터 황인범 영입전에 뛰어든 벤쿠버는 대전시티즌이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금액(250만 달러)과 비슷한 규모의 이적료 제공에 동의하면서 이적 협상은 급물살을 보였다.

대전시티즌은 이적협상이 진행되던 과정에서 황인범의 이적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던 대전시에 이같은 상황을 전달했고 결국 허락을 얻어내 최종 이적협상이 결과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인범의 이적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팬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2부 리그라 해도 유럽 빅리그로 진출해야 할 선수를 이적료 때문에 사실상 축구변방으로 이적시키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대전시티즌은 선수와 구단이 윈윈이라며 황인범을 벤쿠버로 이적시키는 데 합의하고 공식 발표했다. 

대전시티즌은 팬들의 불만을 고려한 듯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황인범을 벤쿠버로 이적시키는 이유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대전시티즌은 "황인범이 유스 출신으로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이적 협상에 있어 선수 가치에 대한 합당한 평가, 미래의 비전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임했다"며 "낮은 금액에 이적해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이적료에도 명확한 상한선을 세웠다. 모든 점에서 벤쿠버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벤쿠버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출전 기회뿐 아니라 생활 환경에서도 한인 사회가 잘 형성되어 있는 벤쿠버의 장점을 활용해 첫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황인범의 적응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면서 "무엇보다 구단의 인프라를 활용한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유럽 무대 진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황인범이 진출한 MLS(미국 메이저 축구리그)에 대해서도 대전시티즌은 "최근 MLS는 종전의 유럽 빅리그 은퇴 선수 영입을 통한 리그 활성화가 아닌 외부의 젊은 피를 과감히 수혈함으로써 유럽 진출의 중간 플랫폼을 지향하는 리그로 진화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황인범은 MLS의 새로운 흐름을 개척하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의 의미 있는 발걸음에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으며, 대전 또한 충분히 본인의 역량을 통해 유럽 리그 진출의 선례를 만들 선수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적에 합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대전과 벤쿠버는 단순한 선수 이적이 아니라 구단 간의 마케팅 교류, 유소년 시스템 교류(선수 및 지도자 교류) 등 지속적인 소통창구 또한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선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제고뿐 아니라 선진 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향후 방침도 밝혔다.

다만 이적료는 두 구단 합의하에 비공개했다. 황인범은 국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으며, 조만간 정식 계약서에 사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티즌은 내달 10일 오전 10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인터뷰실에서 황인범의 벤쿠버 이적 관련 공식 미디어데이를 개최한다. 미디어데이 종료 후에는 팬과의 만남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대전문화초등학교에서 축구를 시작한 황인범은 대전시티즌 유소년팀인 유성중과 충남기계공고를 거쳐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대전시티즌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연령대별 대표를 거쳐 지난해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로 선발된 뒤 국가대표에도 발탁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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