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와 이적 합의...이적료만 최소 200만 달러 이상 예상
황인범, 28일 귀국해 조만간 메디컬테스트 등 위해 출국할 듯

황인범.
황인범.

대전에서 자라고 성장한 축구 국가대표 황인범(23)이 대전시티즌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MLS)로 진출이 확정됐다. 선수선발 과정에서 부정 의혹이 일면서 경찰 수사를 받게 될 대전시티즌 입장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해석들이 많다.

28일 대전시티즌에 따르면 황인범이 밴쿠버 화이트캡스 FC와 이적 합의를 끝내고 조만간 메디컬테스트 등만을 남겨준 것으로 전해졌다. 밴쿠버는 과거 축구 국가대표였던 이영표(42)가 몸담었던 구단으로 2009년 창단돼 2011년부터 MLS에서 참가한 팀이다. 리그에서는 중하위권 수준이다.

사실 유럽 여러구단에서 러브콜을 받아왔던터라 황인범의 미국 진출은 다소 의외다. FC 포르투를 비롯해 최근에는 황희찬이 뛰고 있는 함부르크와 도르트문트, 베르더 브레멘 등 유럽 구단에서 잇따라 황인범을 필요로 했던 사실이 알려졌었다.

구단들 입장에서는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황인범이 병역의무도 마친 상태여서 더욱 애착을 보였다. 심지어 유럽 구단들은 아시안컵이 진행되는 아랍에미리트에 직접 스카우터를 파견해 황인범의 경기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만큼 구애작전을 벌였다.

하지만 황인범의 최종 선택은 유럽이 아닌 미국이었다. 이같은 결정에 밴쿠버 측의 노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는 유럽 구단들보다 다소 늦은 지난 연말부터 황인범 영입전에 뛰어 들었지만 가장 적극적이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밴쿠버가 황인범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공공연하게 퍼졌다.

황인범의 해외 진출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대전시티즌이나 대전시 입장에서는 밴쿠버가 파격적인 제안을 해 온 것에 높은 점수를 줬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지금까지 알려진바로는 밴쿠버는 황인범 이적료로 최소 200만달러(약 22억원) 이상을 제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시티즌은 이보다 높은 250만달러를 요구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을 정도다.

여기에 황인범이나 유럽 구단이 요구할 경우 유럽 진출을 돕겠다는 내용이 계약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수나 구단 모두 윈윈하는 결정이었다는 예상이 많다. 선수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을 노렸고, 구단은 선수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적잖은 이적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인범 입장에서는 비록 유럽에 직행하지는 못했지만 이적료와 MLS 리그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

황인범은 현재 대전시티즌에서 1억 2000만원 가량의 연봉을 받고 있다. 황인범이 군대(아산 무궁화)에 입대하기 전 2020년 시즌까지 장기계약을 했기 때문에 연봉이 예상보다 적다. 그러나 밴쿠버로 이적하면서 발생한 이적료는 그렇잖아도 대전시 지원금이 줄어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전시티즌 입장에서는 희소식일 수 밖에 없다.

축구계 한 인사는 "황인범이 유럽으로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미국 리그에서 성장해 향후 2~3년 후에는 유럽 무대에서 뛸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미국 진출 소식을 반겼다.

이에 대해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유럽 구단 등 여러 구단에서 황인범의 영입을 타진해 왔지만 밴쿠버가 비전 등을 제시하며 가장 적극적이었다"며 "밴쿠버는 잘 키워서 유럽 빅리그로 보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안다. 황인범 입장에서도 유럽으로 진출하기 전 적응기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인범은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28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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