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칼국수, 으능정이 거리, 성심당서 '시민과 소통'

문재인 대통령이 대전 시민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전 시민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생일에는 면 음식을 먹어야 오래 산다는 속설이 있다. 67번 째 생일, 칼국수를 먹으러 온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24일 오전 11시 30분 대전 중구 대흥동 ‘스마일 칼국수’ 앞은 이미 만석이다. 

오후 12시 25분 경. 문 대통령이 도착했다. 삼엄한 경호 속에 등장한 ‘문프’를 발견한 시민들은 환호했다. 문 대통령은 대전 시민들과 오랜시간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의 ‘스마일 칼국수’ 방문 소식을 듣고 찾아온 최연소 대전시민은 김민준(9·대흥초 2학년) 군이었다. 민준 군의 어머니가 자리를 잠시 비웠지만 ‘기자 이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을 만나면 하고 싶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 민준 군은 수줍은 얼굴로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13시 24분 경. 식사를 마치고 나온 문 대통령이 플래카드를 발견했다. 상점가연합회 대전시지부회장일동과 진한 악수를 나눴다. 

상점가연합회 대전시지부장일동이 플래카드를 준비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전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상점가연합회 대전시지부장일동이 플래카드를 준비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전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장수현 은행동·대흥동 상점가상인회 회장은 “대통령님께서 민생투어의 일환으로 대전에 방문해주셨는데, 지역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으면 한다. 자영업자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최저임금인데 을과 을들의 전쟁이 되지 않도록 더 좋은 정책을 많이 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1시간 여 기다림 끝에 문 대통령을 만난 민준 군은 비로소 해맑은 미소를 보여줬다. 그리고 바랐던 대로 대통령과 함께 ‘셀카’를 찍을 수 있었다.

우연히 대전을 방문했다가 문 대통령을 만나는 행운을 거머쥔 시민도 있었다. 

청주에서 온 송선영 (51)씨는 “대통령을 평생 한번쯤 꼭 뵙고 싶었는데, 건강검진 하러 왔다가 우연히 만나게 돼 정말 행복하다. 대통령께서 건강 잘 챙기시고 지금처럼만 앞으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설레는 하루를 보냈을 한상욱(41) 스마일칼국수 사장의 얼굴에는 대통령 방문 한 시간 전부터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한상욱 사장은 “대통령이 우리 가게에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불안했다. 하지만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영광이라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했고 대통령께서는 칼국수, 수육, 김밥을 드셨는데 웃으면서 식사를 하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13시 35분 경 은행동 으느정이 거리 일대. 웅성대던 시민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여 함성으로 바꼈다. 거리를 거닐던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기 위해 거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 시민 수백 명이 한 줄로 대형을 이뤘다. 거리 양 옆, 3층 높이 상가 유리창엔 대통령의 얼굴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오후 1시 반, 으느정이 입구부터 시작된 악수의 행렬은 장장 20분동안 지속됐다.

2분이면 걸을 수 있는 거리, 문 대통령은 이 거리를 20분 동안 미소 띈 악수로 함께했다. 그렇게 그는 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에 도착했다.

성심당이 준비한 문재인 대통령 생일 케이크. 사진 성심당 제공
성심당이 준비한 문재인 대통령 생일 케이크. 사진 성심당 제공

그는 튀김소보루, 튀소구마, 부추빵을 3개씩 집어들었다. 계산을 마친 그에게 직원들은 "생신축하드립니다"라며 케이크에 '촛불'을 붙였다. 케이크 한자리엔 '67'이라는 숫자와 함께 문대통령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빵을 맛 본 그는 "남북관계에 길이 열릴 때 평양에도 매장을 내면 좋을 것 같다"며 흡족히 미소지었다.

성심당 대표는 "우리 부모님은 이북에서 오셨다. 피난오실 때 탔던 피난선에 대통령님의 부모님도 타신 걸로 안다"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 "아버지께서 피난 오실 때 흥남부두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오셨다. 대통령 부모님께서도 그 배에 몸을 실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부모님 고향 함흥에도 매장이 생기면 좋겠네요"라며 훈훈히 대화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67번째 생일을 대전에서 '특별(?)'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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