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정 대청병원 원장을 만나던 지난 24일 오후 3시. 그의 집무실은 어둠과 함께 적막감마저 흘렀다. 훤한 낮임에도,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실내는 꽤 어두웠다. 얼굴 표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오 원장은 실내 조명을 켜지 않고 어둠속에 홀로 앉아 있었다. 왜 그랬을까. 대청병원은 지난 3월 9일 대전 서구 정림동에서 일부 과목의 진료를 시작으로 병원을 개원했다. 이후 5월 21일 정식 그랜드 오픈식을 가졌다. 그리고 다음날인 22일 뽀빠이 이상용을 초대, 병원 앞마당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정식 개원 기념 큰잔치를
‘정치력’(政治力)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적인 일을 처리하는 솜씨나 능력”을 말한다. 실제로는 훨씬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데, 국회의원에게 “정치력이 있다”는 표현은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뜻하기도 하고, 국비예산을 많이 따오거나 때로는 지역구의 민원을 해결하는 능력을 말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정치적’라는 말에는 부정적인 뜻이 담겨있다. 지나치게 표를 의식한다거나, 권력지향적인 사람을 겨냥할 때 자주 사용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인들을 비판할 때도 ‘정치적’이라는 말이 쓰이곤 한다국민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정
‘메르스’ 공포가 온 나라를 뒤덮었다. 일부 의료인들은 필요 이상의 걱정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메르스 확진 후 완치된 70대 노인이 “나도 이겨냈는데, 젊은 사람들이 무슨 걱정이냐”고 위무하지만, 불안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근본적으로는 국가의 존재가치에 대한 의문이 싹트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 책무임에도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들린다.본보가 직접 확인한 바에 따르면, 메르스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보건당국의 행정직원들이 응답 매뉴얼을 30분 정도 교육받고 ‘핫
박근혜 대통령이 황교안 국무총리를 내정한 것과 관련해 충청권과 '그럴싸한' 상관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의도치 않았겠지만, 총리 지명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있을 수도 있는 얘기"로 들린다.'성완종 리스트'로 촉발된 이완구 전 총리 낙마에 체면을 구긴 충청권은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라도 지역 출신 인사가 다시 총리가 되길 내심 바랐다. 지역 인사 기대 불구 '성대+법조인' 출신 낙점하지만 박 대통령은 성균관대 법대를 나온 황 후보자를 택했다. 특정대학과 법조인 출신을 선호하는 박 대통령 인사스타일이 여실히 드러났다.무엇보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한 유명 배우가 찍은 카드사 광고 카피다.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위해 집요하게 묻는 점원의 질문에 대답하기 귀찮은 소비자 심리를 묘사했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라는 건 당사자에게 고역일 수밖에 없다. 매일이 행복한 사람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지금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방한(訪韓)한다. 19일부터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WEF)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년 만에 모국을 찾는
충청권 정치사에 있어 지난 10여년의 세월은 ‘투쟁의 역사’ 그 자체였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의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 및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 논란에 대한 충청인의 대응은 눈물겹기까지 했다.누군가는 혈서를 써야했고, 펄펄 끓는 아스팔트 바닥의 열기를 온몸으로 견디거나 추운 겨울 입김으로 손을 녹이며 촛불을 들어야 했으며, 곡기를 끊은 채 목숨 건 단식투쟁을 벌어야 했다. 세종시에서 과학벨트까지 ‘투쟁의 역사’ 보낸 충청권이처럼 충청인의 피와 눈물로 지켜낸 세종시는 반대론자
최근 세종시 K초등학교에 근무하는 H교사의 행동이 세종교육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H교사는 시교육청 홈페이지 ‘열린 교육감실’ 게시판에 자신이 당한 억울한 사연을 하소연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시교육청이 이 글을 비공개 처리해 의구심을 일으켰다. H교사가 이에 항의하는 글을 계속 올리자 이번엔 아예 게시판 전체를 비공개로 바꿔버렸다. 당장 ‘불통행정’ 논란이 일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소통’을 강조하는 최교진 교육감 체제의 시교육청이 ‘불통행정’논란을 일으켰을까. 가 사건의 내막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1. 며칠 전 충청향우회 오장섭 총재와 만나 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터진 ‘성완종 리스트’와 그 여파로 낙마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 언급했다. 이곳저곳에서 걸려오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느라 곤혹스러웠다는 말도 했다. 그가 누구인가. 3선 국회의원에 건설교통부장관을 지냈다. 64세의 초로(初老)에도 5000여명의 충청향우회를 이끄는 수장이다. 따라서 그가 내쉰 ‘한숨’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볼 순 없다.식사 중간 중간 그의 ‘무용담’을 듣는 내내 감탄사가 나왔다. 작금의 현실과 비교해 보니 왠지 모를
"그렇게 부족하다던 이명완 사장도 마케팅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니까 일을 잘 하는 데 김근종 내정자도 못하라는 법은 없다." 김근종 대전시설공단 이사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 참여했던 한 대전시의원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김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통과했는지를 압축하고 있는 한 마디다. 능력이나 자질은 누가 봐도 아니지만 일단 시켜주면 잘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근거 없는 기대감의 표현이기도 하다.대전시의회, 김근종 내정자 만장일치 적격 통과김 내정자에 대한 대전시의회 인사청문회는 '시민을 기만하고 시민의 대표기관 역할을 포기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오는 26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만난다. 당일 오후 7시부터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롤링홀’에서 열리는 주최 ‘신문콘서트’에 특별게스트 자격으로 출연한다. 이날 주제는 ‘신문과 한국정치’로, 20~30대 독자 200여명이 방청할 예정이다. ‘슈퍼스타 K’ 출신 가수 박시환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고 한다. 여야를 떠나 차세대 유망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두 지사는 언론의 역할과 정치권의 주요 현안은 물론 광역단체장으로서 느끼는 지방자치제도의 한계 등 다양한 소회를 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1965년생
국회 헌정회 앞 잔디밭을 따라 가다보면 한 쪽에 텃밭이 보인다. 바로 여야 국회의원 50명이 상생과 소통을 위해 함께 가꾸는 ‘생생 텃밭’이다. 국회 ‘생생 텃밭모임’은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이 주도해 결성한 단체로, 건강한 노동과 소통을 통해 정치를 살리고 국민을 위해 땀을 흘리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지난 8일 개장해 씨를 뿌린 텃밭에는 상추와 치커리, 꽃들이 쑥쑥 올라와 있다. 전체 면적은 396㎡(120평)이며, 의원 1인당 약 7.9㎡(2평)가량이다.그런데 50석의 의원 텃밭을 지역별로 따져보니 충청권은 단 2석에 불과
충청도 사람들은 왕왕 "잘 뭉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뜨뜻미지근한 지역성 탓인지는 몰라도 듣기 좋은 말은 분명 아녀 보인다.최근 '성완종 파문'에 이완구 국무총리 낙마까지 겹치며 충청권의 자존심이 심하게 구겨졌다. 그런데 구겨진 자존심을 다시 펴고 이번 사태를 극복할 지역 정치권은 바짝 웅크려 있다.힘을 합쳐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 시점에 되레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숨죽인 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기만 바라는 눈치다. 5년 전 세종시 수정안 반발 때처럼 '충청의 힘' 보여야과연 이 난국을 타개하고 충청권을 재결집할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