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렉시트라는 말이 신문을 뒤덮고 있다. 영어를 오래 한 필자도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냥 '검은 방석(black seat)'이라는 의미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았다. 혹은 너도나도 아무 의미 없이 남들이 그러니까 나도 그런다고 ‘블렉시트’라고 하는 것 같다. 여기에 이어 ‘트렉시트’라는 말도 나오고, ‘두테시트’라는 단어도 만들어졌다.언어는 역사성이 있어서 생성하고 성장하고 소멸한다. 도대체 브렉시트라는 말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할 즈음에 백석대학교에 있는 친구 김의영 교수로부터 속 시원한 답변이 왔다. 인하여
진보적 역사연구단체로 알려진 역사문제연구소가 올해 들어와서부터 수상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발간한 계간지 ‘역사비평’ 여름 호에 유독 세 사람의 신출 연구자들의 글이 눈에 띄는 것은 필자만의 의아심이 아닐 것이다. 이른바 재야사학계를 비판하는 논문 3편이 지난 봄 호에 이어 또 실린 것이다. 지난 봄 호에서는 낙랑 위치 문제, 식민사학 등에 대해 해방이후 줄기차게 주류학설을 비판해온 재야학자들의 주장을 뭉뚱그려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더니 이번에는 두 번째 순서로 그 수위를 높여 식민사학을 비판하는
며칠 전 대전시교육청 공무원들과 중국 상해를 방문했을 때다. 상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스마트폰의 카톡이 울리기에 열어본 필자는 순간 몸이 얼어붙는 듯 했다. 모 언론에 실린 ‘대전시도, 의회도 시민혈세 흥청망청’이란 제하의 해외연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누군가가 보내왔기 때문이다. 하필 해외 출국하는 날 이런 기사가 올라오다니 옳지 못한 일을 하다가 들킨 심정으로 콩닥거리며 글을 단숨에 읽어보았다.그런데 더욱 마음을 켕기게 하는 것은 기사의 끝자락에 “황인호 부의장 의정활동 18년 동안 해외연수 한번 안 가고도 ‘의정대상’”이란
총선 전에 정치권이 여와 야를 막론하고 국민들에게 표를 읍소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인 계파이득은 다 내려놓고 오로지 國利民福(국리민복)을 위해서 정치를 할 것 처럼 말하더니 지금 한 달이 다 지나가는 와중에도 그들이 선거전에 한 약속들이 과연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이제는 원내지도부도 구성이 되고 당대표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만 수개월 뒤로 미룬 상황에서 그들이 그토록 외치던 경제활성화방안들을 위한 노동법을 포험한 각종 경제법안에 대한한 태도를 보는 국민의 맘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국민들은 지금이라도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새싹과 함께 만물이 생동하는 봄. 신학기에 새 교복을 뽐내며 중학교까지 먼 길이지만 들뜬 마음으로 등교하다 보면 부잣집 친구가 새 자전거를 타고 으쓱대며 휙 하니 지나간다. 창공을 날아오르는 종달새처럼 부풀던 내 가슴은 어느새 봄비에 젖은 깃털마냥 웅크리다 웅크러지고 만다. 보릿고개에 쑥개떡을 먹고 검정 고무신을 신던 어린 시절의 한 토막이 이젠 꿈같은 과거처럼 호랑이 담배 피던 옛날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자전거와 자동차, 그리고 모바일 폰마냥 부럽기만 하던 친구의 자
호남선KTX의 서대전역 경유 횟수를 증편해줄 것을 여야 정치권과 시민, 주변상인들이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때론 시위를 통해 대전시민의 의견을 전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이다.호남선KTX의 서대전역 경유 횟수를 늘리려면 심하게 굴곡진 서대전~논산 간 철로를 직선화해야 한다. 서대전역이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이용객의 접근이 어렵다는 게 실은 더 큰 문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호남을 왕래하는 이용자를 제외하고 서울행 이용자 대부분은 대전역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어떤 노력을 해도 서대전역 이용객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필자는 이 문
유권자들께 사죄드리며전라북도 금산(錦山)에서 태어난 내가 충청남도 논산(論山)으로 이사 간 것은 1961년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나로서야 그 해에 일어난 5.16군사정변 같은 걸 알 리가 없었다. 다만, “금산 갑부가 이사왔다”는 소문은 내 귀에도 들렸다. 그런 갑부 집 살림을 하면서도 어머니는 꼭 보리쌀을 섞어 밥을 지었다. 그게 먹기 싫어 짜증을 부리고서야 어린 나이에도 배운 게 있다. “굶주리는 이웃들이 있는데 우리라고 어찌 흰 쌀밥만 먹느냐?” 그리 하는 살림에 바가지라고 어디 가벼이 썼을까? 오래 써서 구멍이 나면 그걸
매번 회기때마다 재미있는 안건들이 올라오곤 하지만, 이달 말로 예정된 제223차 대전광역시의회 임시회 기간에는 특기할만한 안건으로, 산내 이사동과 관련한 조례가 두 건이 상정된다. 하나는 민속문화마을 조성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대전시장이 제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준비할 사항을 의회에서 발의한 것이다. 바야흐로 조선조 이래 5백여년을 숨죽인채 조용히 살아온 자연부락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이사동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은 쾌속의 변화를 통하여 깃털만이 아니라 몸통까지 바꾸
찬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던 황량한 2300만평의 허허벌판. 원주민들의 한숨과 애증, 정치권의 우여곡절, 지역민간 갈등의 격랑을 넘어 세종시는 한뼘 한뼘 건물이 올라가고 도로가 넓혀졌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세종시의 면모를 하루도 빠짐없이 6년을 지켜보며 살았다.‘세종특별자치시’.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고, 50만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킨다는 특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지방에서는 색다른 신도시의 주거환경과 스마트 학교의 매력에 이끌려서일까. 세종시에는 수도권보다 인근 충청권의 젊은층이 몰려들고 있다.국회 등 중요 관계기관이 서울에 있는 이
오죽하면 식물국회 꼬리표를 달았을까?지금 우리나라는 봉을 한번 잡으려고 서울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양심을 팔아서라도 여의도입성만을 노리는 정치꾼들 때문이다. 그렇다.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것이 중요할 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의 행렬로 여의도는 지금 북새통이다. 사람을 가지고 놀면 덕(德)을 잃어 망하고, 권력을 가지고 놀면 욕(慾)이 성해 망한다. 국민을 하찮게 여기는 대한민국정치를 두고 하는 소리다. 오죽하면 ‘식물국회’라는 꼬리표를 달았을까? 제 꼬락서니도 모르면서 남의 탓만 하는 놈들, 내
대한(大寒)을 지난 대한민국의 한파(寒波)가 무섭다. 지구온난화라는 명제(命題)를 비웃듯 우리 주위에 추위가 엄습한다. 난 잘 안다. 한반도에서 만큼은 앞으로 1백 년 동안 온난화가 없다는 것을. 다만 여름에는 더 덥고 겨울에는 더 추위만 있을 뿐이다. 이는 북극의 만년설과 빙하(氷河)가 녹아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내려오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온난화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빙하기의 도래를 대비하는 것이 옳다.작금(昨今)의 시간은 정치의 계절이다. 언제부터인가 신문에 정치소식이 많아졌다. 종편의 나팔수(?)들은 제철을 맞은
다수결원칙 안 지키면 민주주의 포기한 것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불과 3개월여 앞두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선거구 246개가 모두 사라지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현행 ‘3대1’의 인구편차가 위헌이라며 2015년 12월 31일까지 ‘2대1’이하가 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깡그리 외면한 입법부의 횡포가 빚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다. 툭하면 의정단상을 점거하는 볼 상 사나운 ‘동물국회’를 개혁하겠다며 여야합의가 없는 법안은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이 오히려 19대국회를 ‘식물
행복도시특별법에 주택 공급기준 별도 마련해야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개발계획에 의하면 2030년까지 인구 50만 명의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20만호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에서 1단계 8년 동안 (2007~2015년) 공급할 주택 수는 총 6만호(15만 명 수용)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실제 공급한 주택 수는 이 목표치를 넘어선다.분양 주택수로 보면 2010~2015년 사이 총 7만 8627가구, 입주가구 수로 보면 총 4만 6165가구가 공급됐다. 단기간 많은 주택을 공급한 덕분에 세종시 인구는 2012년 7월
한국이 문제점도 많지만 가능성도 많다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전언과 전문기관들의 분석을 보면서 21세기 디지털시대에도 아날로그시대에 머물고 있는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걱정해 본다. 새로운 2016년 병신년이 밝았음에도 국민주권의 정치는 실종되고 계파주권의 정치만 난무하는 개탄스런 한국정치의 현실에 낙관적인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야당의 패권정치와 공정치 않아 보이는 공천정국에서 계파의 이익에 매몰된 새누리당의 친박-비박논쟁이 대한민국의 국가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
舊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창당의 산파역을 자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치솟는 인기를 놓고 호사가들의 입담이 거센 연말정국이다. 이제는 대선후보 지지율도 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근소한 차이로 3위를 하고 있고, 아직은 창당도 하지 않는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舊새정치민주연합과 근접하는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한국 정당사에서 새로운 획을 그을 수가 있을지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기대가 현실로 연결이 될 것인지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치기득권에 안주하는 부패한 보수와 이분법으로 세상을 진단해오 수구좌파에 염증을 느
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과제 중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먼저 저 출산의 원인은 첫째, 결혼관의 패러다임 변화와 비즈니스와 가정생활의 양립의 부담이고 둘째, 불안정한 직장과 소득의 불규칙한 현실 셋째, 주택마련과 교육비를 포함한 자녀양육비의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대두된다. 급변하는 사회와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면 맞벌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로지 조부모에게 의지하여 양육할 수도 없으며, 반면 조부모가 안 계시는 가정도 많다. 이는 정부의 교육정책, 실업정책, 육아정책 등이 융합된 연계 선상에서 컨버전스(co
한상균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보수-진보 진영프레임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의 체포영장집행을 놓고 서울 한 복판 조계사를 중심으로 벌어진 대한민국 사회의 민 낮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는 느낌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사회는 과거 일제 강점기부터 그리고 군사독재시절이 마감되는 시점까지도 공권력에 대한 도전을 어느 정도 미화하는 체화된 정치문화를 갖게 되었다. 저항의 문화근저에 흐르는 동정론인 것이다. 이는 마치 정부가 행사하는 공권력은 약자를 탄압하고, 정의와 양심을 대변하는 세력들을 억압한다는 이미지가 대중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과제 중 첫 번째로 “사회 통합과 갈등해결”에 관한 그 대안을 제안코자 한다. 대립(Confrontation)은 개인이나 집단 간에 이해관계와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이 상이할 때 나타나면서 갈등이 촉발된다. 이러한 대립에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서 나타나는 이해(interests)의 충돌과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해결수단의 불일치로 나타나는 수단(conflicting)의 충돌이 있다. 이렇듯 반목하고 갈등하는 원인은 잘 알면서 양보와 타협의 자세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만 유리하게
2012년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로 출범한 세종시가 그간 정부청사 이전과 각종 부대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최근 인구 20만을 넘어섰다. 게다가 지난 달 정부는 경기 구리시에서 세종시를 잇는 '서울-세종간 제2경부고속도로'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에 완공예정이다.세종시민들을 비롯한 충청지역민들은 수도권에서 세종시로의 접근성이 좋아져서 세종시로의 인구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종시는 2020년에 30만, 그리고 2030년에 50만의 인구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도시규모면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