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출신, 기술직 출신 여성 공무원 최초 부이사관 승진
홍성 산불 복구 지원에 도 '안전기획관' 재직 경험 도움 커

조광희 홍성 부군수는 충남도 최초 여성 '부단체장'이라는 역사를 썼다. 취임 100일을 넘긴 조 부군수는 "나 같은 사람이 더 많아져야"한다고 밝혔다. 김다소미 기자.
조광희 홍성 부군수는 충남도 최초 여성 '부단체장'이라는 역사를 썼다. 취임 100일을 넘긴 조 부군수는 "나 같은 사람이 더 많아져야"한다고 밝혔다. 김다소미 기자.

[홍성=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지난 2020년 6월, 충남도 기술직 출신 여성 공무원이 최초로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올해 5월 그는 홍성군 최초 여성 부군수로 취임했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써내려간 주인공은 조광희 홍성부군수다. 태안 출신으로 1987년 간호8급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금산군보건소장과 충남도 건강증진팀장, 보건정책과장, 여성가족정책관 등 보건계열 주요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조 부군수가 홍성군으로 오게 된 배경에는 이용록 군수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 출신의 이 군수는 도청 재직 시절, 조 부군수와 인연이 있었고 업무와 관련해 서로 많은 의지를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디트뉴스>는 취임 100일을 갓 넘긴 조 부군수를 만나 유리천장을 깬 소감과 향후 홍성군 부단체장으로서 지역 발전을 견인할 방안을 나눴다. 

홍성 대형 산불 이후, 복구 지원에 역할 톡톡 

지난 4월 2일 홍성군 서부·결성면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주택 53동(전파 41동, 반파 12동)이 소실되고 53세대 9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농업 시설물 피해도 상당했다. 창고, 비닐하우스 등 183동과 농기계 361대 등 사유시설 피해는 1043건에 달하는 광범위한 재산 손해가 발생했다. 

총 피해액은 304억 원으로 집계됐다.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서부·결성면 주민들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불로 인한 복구가 한창이던 5월, 조 부군수가 취임했다. 홍성군에 오기 직전, 충남도 안전기획관으로 일했던 터라 홍성 산불 현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조 부군수는 당시 “산불로 혼란스럽고 정돈이 안돼 있었다. 도에서 안전기획관으로 업무를 봤기 때문에 뭐가 필요한지 등 입력이 완료 됐던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했던 건 ‘돈’ 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재난업무를 맡으면서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 등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이해하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소통해왔기 때문에 예산 지원 요청이 남들보다는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조 부군수는 “홍성은 피해 주민 지원이나 복구에 쓰일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대한적십자사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찾아가 비지정 기부금을 지원해달라고 읍소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 군수와 조 부군수가 가장 강력하게 추진했던 건 산불 피해 주민들을 최대한 임시주택을 마련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여러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재난 안전 업무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조 부군수와 행정체계에 빠삭한 이 군수의 협공으로 주민들을 임시주택에서 머물수 있도록 했다.

조 부군수는 “아무래도 여자다보니 살림 전반을 잘 알지 않나. 가전제품은 뭐가 필요하고 부엌에서 쓸 양념은 뭐가 필요한지 등 세부적으로 디테일하게 복구 체계를 꾸려나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군수님의 강한 추진력 덕분”이라며 “서로 누구 업무 할 것 없이 서로 협심해 전력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누구나 오고 싶은 홍성군 되길”

조 부군수는 홍성군이 가진 문화·관광 자원에 주목했다. 이 군수도 문화·관광 ‘대전환’을 예고 했던만큼 군은 대대적인 관광 산업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홍주읍성이라는 귀중한 자원이 있다. 복원만 해서는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며 “관광객들이 즐길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주초등학교 활용안을 제시했다. “읍성 복원과 함께 양반마을 조성을 추진중인데 내포신도시로 이전 할 홍주초등학교에 체험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 군수가 야심차게 준비중인 읍성 ‘경관조명’ 사업도 언급했다.

“걷기 좋을 뿐 아니라 그곳이 어떤곳인지 정체성을 살려 많은 이들의 멋진 사진 배경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야간경관 조명 조성사업은 문화재와 주민들을 한 층더 가깝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27년 서울 개최가 확정된 카톨릭 ‘세계청년대회’ 준비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충남은 천주교 성지로 불리며 당진 솔뫼와 해미 성지가 대표적 명소로 꼽힌다. 

이에 조 부군수는 ”홍성도 천주교 관련 다양한 순례지가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신자들이 올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을 것“이라고 했다. 

36년의 공직생활.. “후배들에게 길 열어주고 파”

올해로 공직에 입문한지 36년 차에 접어든 조 부군수는 “나 같은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나보다 능력있는 여성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다”며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자리로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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