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13일 최종 입지 결정·고시 예고...11일 전동면 주민 100여명, 아산 견학
2030년 완공 로드맵 본격 실행 예고...북부권소각장반대대책위, 기자회견으로 맞불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아산 환경과학공원, 하남 유니온파크 '롤모델'로 승화 가능할까

전동면 송성리 폐기물 처리시설 공모 대상지 전경. 주변으로 민간 폐기물 업체와 요양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자료사진. 
전동면 송성리 폐기물 처리시설 공모 대상지 전경. 주변으로 민간 폐기물 업체와 요양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자료사진.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2030년 세종시 완성기 길목에서 최적 선택지를 둘러싼 '입지 전(戰)'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수면 위에 오른 입지 논쟁의 진원지는 '폐기물처리시설(일명 친환경종합타운)'이다. 

시는 지난 3년여간 줄다리기 끝에 올 1분기 전동면 송성리 A콘크리트 부지로 입지를 확정했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사업 인정 협의를 거쳐 13일 최종 입지·결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완공 목표는 공교롭게도 2030년 세종시 완성기. 시설은 1일 생활쓰레기 400톤과 음식물 80톤 처리 용량을 갖춘다. 

이 과정에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기본 및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계획 승인 ▲주변영향지역 결정·고시 ▲공사 착공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오는 8월에는 주민 스스로 지역 발전 대안과 주민편익시설, 주민지원기금 등을 논의하는 ‘주민지원추진단’도 발족해 주민참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난 11일 아산 환경과학공원 견학에 나선 전동면 주민 100여명(좌), 소각장 입지를 원안으로 촉구하며 기자회견에 나선 북부권반대대책위(우). 
지난 11일 아산 환경과학공원 견학에 나선 전동면 주민 100여명(좌), 소각장 입지를 원안으로 촉구하며 기자회견에 나선 북부권반대대책위(우). 

관건은 주민이 원하는 편익 실현과 문화·체험·소득 기능을 포함한 시설 조성에 있다. 

시는 이의 준비를 위해 지난 11일 전동면 주민 100여명과 함께 아산환경과학공원을 다녀왔다. 

소각시설의 폐열로 생태곤충원과 사우나실 및 찜질방을 포함한 건강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장영실 과학관과 150m 그린타워 전망대 및 레스토랑, 헬스장 시설까지 두루 갖췄다. 

연간 25만 명 방문 효과와 함께 곤충원과 그린타워, 과학관, 사우나 등의 입장 수익도 거두고 있다. 폐열 판매 수익도 연간 29억 원에 달한다.

전동면과 아산시 여건은 분명히 다르기에 세종시가 이 같은 미래형 시설을 만들 수 있을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아산 환경과학공원은 아산시청과 3km 거리 등 도심에 가까운 입지이나 전동면 입지는 세종시청과 29km 떨어진 외곽에 있다. 

자칫 13km 거리의 전동면 심중리에 있는 기존 폐기물 처리시설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는 여기서 나온다. 아이들 교육의 장과 관광객 유입 명소는 커녕, 동네 주민들도 일부만 이용하는 시설이 될 공산이 없지 않다. 

심중리에는 폐기물 처리시설과 매립장에다 수영장과 헬스장 등 기본 편익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민호 시장이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소각장(연간 50~60만 명 방문) 등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던 만큼, 남은 기간 어떤 시설로 조성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국내외 폐기물 처리시설 모범 사례. 자료사진. 
국내외 폐기물 처리시설 모범 사례. 자료사진. 

북부권쓰레기소각장반대위원회가 이날 비판 기자회견을 갖는 등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송성리 입지에 맞지 않는 도심형 폐기물 선진 시설 견학을 비판하는 한편, 6-1생활권 원안 입지로 변경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14일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변호사 선임을 통한 행정소송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아산시 환경과학공원,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익산시 문화체육센터, 안동시 맑은누리파크 등의 선진 시설 모두 도심형이란 사실을 모르는가. 전동면 입지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쓰레기 배출량과 인구 증가율 등을 놓고 볼 때, 배출지 처리 상식에 따라 '신도시 설치'가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송성리로 입지를 정할 당시 동의한 18명 중 17명이 고령의 치매 환자(인근 요양원 입소자)였고, 이들 중 아무도 선진지 견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왔다. 

대책위는 "세종시는 ‘친환경종합타운’이란 그럴듯한 이름으로 혐오 기피 시설을 세종시 북부 시골로 밀어 넣으려는 행정 폭력을 당장 멈춰라"고 성토했다. 

한편, 시 내부적으로는 전동면 송성리 입지에 견학 시설을 기본으로 두고, ▲워터파크 ▲실내 스키장 등 외부 관광객이 유입될 수 있는 특화 시설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흘러 나오고 있다. 

아산시 환경과학공원 150m 그린타워 전망대 모습. 자료사진. 
아산시 환경과학공원 150m 그린타워 전망대 모습. 자료사진. 
세종시의 롤모델이 되어야할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경. 하남시 제공. 
세종시의 롤모델이 되어야할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경. 하남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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