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대비, 10채 중 7∼8채 15∼30% 가격하락
임대인, 계약만료 임박 전에 대비책 강구해야

세종시 2생활권 전경.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자료사진. 
세종시 2생활권 전경.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자료사진. 

[김재중 기자] 대전과 세종을 중심으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역전세는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떨어져 발생하는 현상이다. 보증금 반환 문제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전과 세종이 역전세난 우려 지역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2년 전 대비 전세가격 하락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지표를 다루는 전문기관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달 초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한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6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아파트 10채 중 6채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비수도권 대도시 상황은 더 심각하다.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진 비율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대구(87.0%), 세종(78.4%), 대전(70.8%), 인천(70.5%), 부산(69.6%), 울산(68.2%) 경기(66.0%), 서울(64.2%) 순서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장 심각한 대구를 제외하면 세종과 대전의 역전세 비율이 가장 높다.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조사결과도 있다. 지난 22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자체 빅데이터 솔루션을 통해 2년 전 대비 전세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전국 아파트 가격은 2년 전보다 1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무려 28.5%나 하락한 세종시였다. 그 뒤를 이은 도시는 대구(26.5%)였고, 비수도권 대도시인 울산(-18.9%), 인천(-17.1%), 부산(-16.9%), 대전(-15.1%) 모두 15%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2년 전 대비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 직방 제공. 
2년 전 대비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 직방 제공. 

예를 들어 2년 전에 전셋값이 2억 원인 아파트가 있었다면, 세종시에서는 5700만 원, 대전에서는 3000만 원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집주인이 새로운 전세계약을 체결한다고 가정하면, 당장 그만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집주인이 다른 채무 등으로 자금 여력이 전혀 없다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대로 반환할 수 없는 극단적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그나마 대전과 세종에서 이 같은 상황에 기름을 부을 만한 공급과잉이 예상되지 않는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6월 입주예정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4만 2870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2021년 11월 4만 7404가구 이후 19개월만에 최대 규모지만,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는 신규 입주 물량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 아파트는 전세시장에 새로운 공급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통상 주변 전세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 형성되는 만큼 역전세 상황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가격하락 현상이 뚜렷한 세종과 대전에 6월 입주아파트 물량이 없다는 점을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역전세 상황에서는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특히 집주인의 경우, 전세계약 만료시점이 임박하기 전에 부동산업체 등에 문의해 미리 시세를 파악해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최소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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