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나릿재마을 1단지, '세종 리더스포레→포레나 세종' 변경안 추진
2021년 9월 공문 받은 후 3개월 안에 의사결정 못해 사용료 납부해야 할 판
한화건설 측, 2023년 말까지 최후 통첩... " 외부 회계 법인에 의한 확정 요율"
입주민과 지역사회 비판적 시선 확대... 입주자 대표회의, 조만간 주민 투표 예고

최근 브랜드 변경 사용료 부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세종시 나성동 나릿재마을 리더스포레 1단지 전경. 이희택 기자.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세종 리더스포레'에서 '포레나 세종'으로 아파트 브랜드 명칭을 변경하려면, 1세대당 141만 9510원의 사용료를 납부하라구요?”

세종시 나성동 나릿재마을 1단지(343세대) 주민들이 지난 달 27일과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화건설의 2차례 회신 문서에 발끈하고 있다.

지난 2021년 2월 입주를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찾아든 날벼락 같은 소식이기 때문이다. 난방비와 전기료 폭탄에 이어 엎친데 덮친격이다. 

양측간 브랜드 변경 논의는 같은 해 9월 말 한화건설의 첫 공문으로 시작됐는데, 2021년 말까지 3개월 안에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런 상황에 내몰렸다는 것.

실제 한화건설은 2022년부터 브랜드 변경이 진행되는 단지에 대해 동일한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입주민 A 씨는 “입주는 서서히 이뤄지고 입주자 대표회의 구성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게 일반적”이라며 “어떻게 3개월 만에 투표 등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입주민들에게 이런 비용을 부과할 수 있나”라고 성토했다.

다른 단지 입주민 B 씨도 “이 같은 조치는 ‘깡패’를 연상시킨다”며 “아파트 정문 ‘문주’와 내부 ‘시설(우편함 등)’의 디자인 변경 비용은 입주민이 부담하는게 맞으나 브랜드 사용료를 내라 하는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선 건설사와 입주민 사이의 브랜드 변경 논의를 조정하거나 개입하기 어렵다”면서도, 사견을 전제로 “건설사 내부 사정도 있겠으나, 이런 수준의 사용료 부과는 과도하다고 본다. 해당 건설사가 부도에 처했거나 입주한 지 수년이 지난 단지라면 이해가 갈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비쳤다.

‘리더스포레’ 브랜드 명칭 변경 추진, 왜 시작됐나?

나성동 리더스포레 상권과 맞닿아 있는 도시상징광장 전경. 이희택 기자. 
나성동 리더스포레 1단지는 중심상업용지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자료사진.  

나릿재마을의 현 브랜드는 지난 2017년 12월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적시된 ‘세종 리더스포레’.

1단지는 한화건설, 2단지는 모아종합건설과 신동아건설이 시공사로 각각 참여했고, 3개 건설사는 컨소시엄으로 ‘리더스포레’ 명칭을 1‧2단지에 공동 표기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8월 한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네임이 꿈에그린에서 ‘포레나’로 변경되면서, 2021년 2월 입주를 시작한 리더스포레 1단지에 변수로 등장했다. 

명칭 변경안은 '세종 리더스포레'에서 '포레나 세종'이다. 

입주민들은 2021년 9월 말 한화건설 공문을 받아 해당 논의를 시작했으나, 한화건설이 사용료를 부과하기로 한 2021년 말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논의는 진행형이 됐고, 2023년 초 입주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사용료로 돌아왔다.

논란이 된 한화건설의 2023년 답변서, 자세히 살펴보니...

한화건설이 입주민들에게 보낸 공문 내용 핵심. 변경 사용료가 적시돼 있고, 2023년 말 계약 종료 사실도 담겨 있다. 입주민 제공. 
한화건설이 입주민들에게 보낸 공문 내용 핵심. 변경 사용료가 적시돼 있고, 2023년 말 계약 종료 사실도 담겨 있다. 입주민 제공. 

한화건설이 보낸 공문은 1년여 가까운 논의의 결론으로 해석된다. 최근 2차례 답변서는 지난 달 6일 1단지 관리사무소 문의에 대한 회신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보면, 2022년부터 브랜드 변경 요청을 한 단지는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브랜드 사용료 산정 기준은 외부 회계 법인을 통해 확정된 요율로, 브랜드 사용 단지에 공통 적용되는 사항이란 설명도 있다. 사용료는 부가세 포함 4억 8689만 2093원으로 제시했고, 1세대당 예상 분담금은 141만 9510원으로 추산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귀 단지(리더스포레 1단지)는 ‘단지명 변경 조건부 승인’을 얻었으나, 2023년 말까지 (위의 사용료로) 계약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승인 취소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용료 ‘납부 vs 거부’, 기로에 선 입주민들

올해 말까지 사용료를 납부하고 명칭 변경을 할 것인지, 현재 명칭을 계속 사용할 것인지 기로에 선 입주민들.

사실상 한화건설의 최후 통첩에 입주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지난 21일 의결사항을 통해 단지명 변경 관련 안내에 나서고 있다.

향후 움직임은 입주민 투표로 향하고 있다. 구분 소유자의 4/5 이상이 찬성하면, 사용료 납부 등 브랜드 변경 추진을 공식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행복도시 특수성에 따른 브랜드 사용료 절감 기대도 일부 있으나, 한화건설은 이마저도 일축한 상황이다.

특수성은 아파트 단지 외벽에 브랜드 네임을 표기할 수 없는데서 비롯한다. 정문 ‘문주’와 내부 ‘시설(우편함 등)’의 표기 명칭만 바꾸면 되기에 사용 범위가 타 지역보다 확연히 적은게 사실이다.

한화건설은 “외벽 CI 설치 개소수 감소에 따른 공사비 절감을 예상할 수 있으나 브랜드 사용료와는 무관한 내용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 한화건설의 추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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