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최 시장, 지난 6개월 숨 고르기 후 본격적인 리더십 행보
'동심동덕' '미래수도, 울트라 세종' 구호, '폭넓은 소통'... 이 전 총리 판박이
'1박 2일 읍면 순회 간담회', 6개 이상의 '기자 그룹'과 다양한 소통 시도
이를 둘러싼 곱잖은 시선과 날선 비판... '쇼맨십' 대신 '성과와 결실'이 중요

충청권 시·도지사들이 ‘리얼미터 1월 광역단체장 긍정평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최민호 세종시장은 전월대비 긍정평가가 상승했고, 이장우 대전시장은 하락했다. 자료사진.
리틀 이완구 사단으로 통하는 충청권 3개 시·도 단체장. 사진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와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최 시장은 이들 단체장 중 맏형에 속한다. 자료사진.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최민호(66) 세종시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함께 당선된 김태흠(60) 충남도지사, 이장우(57) 대전시장과 더불어 ‘리틀 이완구 사단’으로 분류되고 그 중 맏형격이다. 

고(考) 이완구 전 총리와 인연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시장은 당시 이 전 총리가 충남도지사로 당선된 직후부터 2008년 3월까지 약 2년간 행정부지사로 호흡을 맞추며 ‘이완구 리더십’을 몸소 배웠다. 

이후로도 2015년 국무총리 재임 시절 총리 비서실장으로 호흡을 맞추는 등 정치적 변수가 있을 때마다 행보를 같이 해왔다.

리틀 이완구로서 최민호 시장의 면모는 2023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신년 새해 설계에서 내건 시정 목표가 우선 같다.

그 역시 이 전 지사가 취임 6개월 후 제시한 휘호인 ‘동심동덕(同心同德)’을 내걸었다. 동심동덕은 정파와 지역·연령·신분을 떠나 모두 한 마음으로 화합해 큰 덕을 이루자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 공직과 지역 사회에 전파하고 있는 ‘울트라 세종’ 캐치프레이즈는 ‘강한 충남’과 연결된다.

이 전 지사가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을 표방했다면, 최 시장은 ‘행정수도 이상의 미래 전략수도, 울트라 세종’을 지향한다.

이 같은 철학적 기반 아래 다양한 계층과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는 점도 닮은 꼴로 다가온다.

최 시장은 올 들어 읍면동 순방을 끝낸데 이어, 24일 부강면을 시작으로 매월 1차례 읍면 주민과 ‘1박 2일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발전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 지역민들에게 다가가 격의 없는 대화를 갖겠다는 취지로, 부강면 일정은 충광농원이 있는 등곡 3리에서 1리 마을회관으로 이어진다.

최 시장이 지난 22일 전동면 이장단과 함께 찾은 아산환경과학공원. 세종시 제공. 

지난 22일에는 이례적으로 전동면 일부 주민들과 ‘아산환경과학공원’을 방문, 이견이 큰 ‘폐기물 처리시설(가칭 친환경종합타운)’의 미래를 구상하기도 했다.

대시민 창구 역할인 ‘언론’과 소통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주요 현안은 ‘기자회견’, 새로운 시도 등 격의 없는 주제는 ‘간담회’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 전 지사도 기자실을 자주 찾아 2가지 소통 방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리틀 이완구를 뛰어넘는 ‘최민호 식’ 정치로 나아갈지 주목

최근 이슈로 급부상한 '버스 요금 무료화' 추진과 관련, 최 시장이 지난 21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세종시 제공. 

최 시장의 이 같은 행보를 놓고, 시선은 두 갈래로 엇갈린다.

이춘희 전 시장이 임명한 산하기관장들의 임기를 보장해온 모습은 동심동덕의 결정체로 다가온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지역 야당을 실질적 대화의 파트너로 두고 있는 지에 대해선 비판적 시선이 있다.

‘읍면 1박 2일 순회 간담회’와 6개 이상으로 쪼개진 ‘기자 그룹’을 일일이 만나며 이해와 설득에 나서고 있는 행보를 두고도 평가는 다르다.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 ‘차별화된 의견수렴 방식’이란 시각부터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 ‘비효율적인 집행부 동원 행사’란 반응까지 다양하다. 

편가르기 대신 화합형 덧셈의 정치로 도시 성장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그의 의중이 진정성 있는 울림으로 다가올 지가 중요해졌다. 

‘울트라 세종’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2011년 행복도시건설청장 재임 시절 ‘한글 도로와 아파트 명칭 사용’, ‘한문화 단지 조성’ 필요성을 역설하고, 오는 10월 한글날 ‘맞춤법 경진 전국 대회’ 등 풍성한 한글 행사를 구상해온 최 시장.

이 시점에서 외래어를 전면에 내건 '울트라' 표기가 이율배반적으로 다가오고 있어서다. 시 집행부에선 ‘강한 충남’의 새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마라톤과 걷기 대회 등에 붙여온 단어를 인용했다는 설명이다.

최민호 시장이 본연의 색깔로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는 2023년 봄. 이 같은 곱잖은 시선과 날선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건 결국 ‘성과와 결실’에 있다.

그가 경쟁 도시로 지목해온 서울특별시를 어떤 식으로 뛰어넘을 것인지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이 기회의 시점이다. 

지역 사회는 리틀 이완구를 뛰어넘는 최민호 식 정치가 자리잡길 희망한다. 쇼맨십이 아닌 진정성 있는 리더십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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