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교단 누워 휴대폰 조작…“이게 학교냐” 파장
교원단체 “진상 조사와 엄정 조치” 촉구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교단 위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뒤에서 촬영하는 듯한 모습(왼쪽)과 웃통을 벗고 수업을 듣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 상에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틱톡 영상 갈무리.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교단 위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뒤에서 촬영하는 듯한 모습(왼쪽)과 웃통을 벗고 수업을 듣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 상에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틱톡 영상 갈무리. 

[홍성=안성원 기자] 충남 홍성군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교단 위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SNS에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충남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전교조)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에 한 남학생이 휴대폰으로 수업 중인 교사의 뒷모습을 찍고 있는 듯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다른 학생들이 웃는 소리가 들리고, 해당 교사는 상황을 애써 외면한 채 수업을 이어나가는 모습이었다. 이 영상은 홍성군 H중학교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논란을 빚고 있다. 영상에는 “학교가 이렇게 엉망이 됐나”, “교권이 무너졌다”, “체벌이 부활해야 한다” 등 우려와 공분이 담긴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번 영상을 올린 틱톡 계정에는 수업 중에 한 남학생이 상의를 벗고 여성 교사에게 말을 거는 듯한 영상이 담겨있기도 했다.

SNS, 온라인 커뮤니티 영상 확산 ‘공분’
교원단체 “일부 학생 일탈, 학생인권과 별개”

전교조 충남지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영상에 대한 진상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요구하면서도, 학생인권 강화에 따른 반작용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영상에 대한 진상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요구하면서도, 학생인권 강화에 따른 반작용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에 교원단체는 엄정한 조사와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충청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권 추락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교육청의 명확한 진상조사와 이에 따른 가해 학생 처분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국회와 정부를 향해서도 “교권 회복과 많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즉시 '생활지도 강화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학습권‧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교조 충남지부도 성명을 통해 “충남교육청은 영상 내용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지난해 제정된 교권보호조례에 맞게 사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따르면 교권 침해 행위는 지난 2018년 79건에서 지난해 133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전교조는 “교사가 학생 훈육 과정에서 물리적·정신적 충돌이 생길 경우, 아동학대로 신고될 수 있는 점까지 생각해야 한다. 교사에게 주어진 책임만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교조는 “일부 학생의 일탈을 두고, 학생 인권 강화가 교권을 약화시켰다는 주장은 오판”이라고 확대를 경계하며 “교육당사자인 학생, 교사, 학부모의 권리와 권한이 상호 존중되는 민주적인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성교육지원청 “해당 사안, 교권보호위원회 가동”
일부 영상 내용 왜곡…위원회 결정 따라 학생 처분

홍성교육지원청은 이번 사태와 관련 H중학교에 생활지도위원회 개최 및 교권보호위원회 구성을 통보했다. 위원회의 ‘교권침해’ 판단 여부에 따라, 영상 속 학생들은 주의 조치부터 심할 경우 전학까지 취할 수 있다.

교육당국 조사 결과, H중학교는 수업 전 휴대폰을 걷은 뒤 하교 때 돌려주도록 교칙에 명시했다. 해당 교사 역시 당일 구두로 휴대폰 사용 제지를 시도했지만, 영상 속 학생과 이를 촬영한 학생은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단에 누워 휴대폰을 조작한 학생은 일부에서 알려진 내용과 달리 교사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웃통을 벗은 학생도 체육활동 이후 날씨가 더워 잠시 웃옷을 벗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교사들이 학생인권 강화로 생활지도에서 강제할 수단에 한계가 있다 보니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매뉴얼에 따라 학부모에게 교권보호위원회 구성을 안내하고, 심의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정확한 내용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영상은 계정에서 내려진 상태이며, 영상 속 학생은 교사 및 동료 학생들과 분리 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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