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내세우며 정치행보...이면엔 지선 출마 포석
民 허태정·장종태·정기현, 國 박성효·이장우·정용기·장동혁

대전시장 후보군.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태정 대전시장, 정기현 대전시의원, 장종태 서구청장, 국민의힘 소속 장동혁 전 시당위원장, 이장우 전 국회의원, 박성효 전 시장, 정용기 전 국회의원. 자료사진.
대전시장 후보군.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태정 대전시장, 정기현 대전시의원, 장종태 서구청장, 국민의힘 소속 장동혁 전 시당위원장, 이장우 전 국회의원, 박성효 전 시장, 정용기 전 국회의원. 자료사진.

[김재중 기자] 새해 들어 7명 대전시장 후보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야 후보군들이 각각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 명분을 내세우며 대선국면에 편승하고 있지만, 실상은 지방선거 포석을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 허태정 대전시장의 재선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장종태 서구청장이 ‘조기사퇴 카드’를 꺼내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 청장은 지난 3일 이선용 서구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 열흘 뒤인 14일 공식 사퇴할 예정이다. 이후 원도심인 중구 서대전 네거리 인근에 선거사무실을 마련, 본격적인 선거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출마기자회견에서 장 청장은 “이대로 시장선거를 치렀다가는 (민주당이) 필패한다는 걱정들이 많다”며 ‘선수교체론’을 주장했다. 그는 ‘유능한 경제시장’을 표방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가장 먼저 대전시장 출마선언을 했던 정기현 대전시의원(유성3)은 교육 분야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 시의원은 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도시 대전을 위해 ‘교육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공약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낮은 지지율과 조직력 부족이 문제다. 정 시의원은 “그 동안 정치활동에서 조직력이 상수였지만, 이제는 변수에 불과하다”며 “향후 공약발표를 통해 정책을 제시하면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장 후보군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정권교체론에 지방정부 교체론까지 가미한 ‘심판론’을 앞세우며 출마선언, 출판기념회 등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던 박성효 전 시장은 “시민들을 위해 제가 알고 경험한 많은 것을 쏟아낼 마지막 기회”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자신이 시장 재임시절 이뤘던 시정성과를 내세우며 현 허태정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중이다.

최근 지역 정치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박 전 시장은 “때가 되면 조목조목 거론할 사안이 한 두개가 아니다”라며 “평생 대전에서 살아 걱정거리가 한 두개가 아니다. 달라지고 새로워져야 한다. 앞으로 공약으로 이야기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우, 정용기 두 전직 국회의원의 보폭도 빨라졌다. 이장우 전 의원은 “정권교체 후 시정까지 교체하겠다”며 자신의 시장출마와 관련해서는 “모든 준비가 끝났고, 운동화 끈만 묶으면 된다”고 확고한 출마의지를 드러냈다.

다가오는 설 명절 직전, 민심을 다지기 위한 정치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오는 8일에는 대학교수 등 전문가 그룹과 포럼을 출범시키고 23일에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기 전 의원은 언론사 방문 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서구 둔산동 요지인 큰마을 네거리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이달 중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후 예비후보 등록시점인 2월부터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 중이다.

장동혁 전 대전시당위원장은 지난 연말 맹추위 속에서 대전에서 여의도까지 8일간 220㎞ 도보행진을 벌였다. 충청의 민심을 듣고 윤석열 후보에게 전달한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시장출마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내는 정치행보라고 평가받고 있다. 장 위원장 스스로도 일부 수긍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지난 3일 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대전시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대선승리가 최우선 목표”라고 말을 아끼면서 “출마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국면에서 모든 정치인이 대선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도 연결되는 것”이라며 “큰 명분을 위해 움직이다보면 당연히 낙수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내외 도전을 받고 있는 허태정 현 대전시장도 재선도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허 시장은 지난 연말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대전시정이 4년에 한 번씩 단절됐던 역사를 끊어야 한다”며 “시정 단절의 역사는 대전발전의 치명적 요인으로 작동했다. 그걸 극복하는 것 또한 내 의무”라고 강조했다.

재선도전의 명분으로 ‘충청 메가시티 완성’도 제시했다. 허 시장은 “대전의 미래경쟁력을 위해서는 대전·세종의 통합을 넘어 충남과 충북이 함께하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만들고 대전이 충청권 거점도시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허 시장 측근그룹들은 민주당 대전선대위에 합류해 이재명 대선 후보 당선을 돕는 한편 ‘허태정 2기 캠프’도 준비할 예정이다. 시정에 합류했던 정무라인 일부는 설 명절 전후로 공직에서 물러나 허 시장 재선을 위한 외연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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