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충청 표심 얻으려면 진정성을 보이시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3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양승조 충남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3일 충남도청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와 환담을 가진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황재돈 기자.

“혁신도시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2019년 1월. 홍성 광천시장)

“충청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홀대론을 주장하고 있다. 선거 때는 여러 말을 하는 것이다.” (2020년 4월. 천안 유세현장)

“충청권은 이제 보상받을 때가 됐다. 충남은 더 그렇다.” (2021년 5월. 신복지 충남포럼 출범식)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충남에 왔을 때 한 말들이다. 그는 총리 시절인 2019년 1월 홍성 광천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혁신도시 지정’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220만 충남도민의 염원인 혁신도시 바람과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었다. 총리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굉장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도민들에게 그의 당시 발언은 ‘망언’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2020년 4월. 이 후보는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자격으로 21대 총선 천안지역 합동유세현장을 찾았다. 이 때도 충청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변함 없어 보였다.

<디트뉴스>가 1년 여 전 광천시장 발언의 진위를 묻자 ‘다른 지역도 홀대론을 주장한다’며 냉담하게 반응했다. “관련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더 이상)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법적 근거인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음을 언급한 것이다. ‘법이 통과됐으니 이제 그만 얘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후보는 다시 충남을 찾았다. 자신의 대선 외곽조직인 '신복지 충남포럼' 출범식 참석을 위해서다. 이 후보는 이날 특강에서 “충청권은 보상받을 때가 됐다”며 ‘충남홀대론’을 보듬는 발언으로 지역 민심 공략에 나섰다.

총리와 당대표 시절 발언과 대선 주자로서 발언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이 후보 말마따나 ‘선거 때는 여러 말을 하는 것이 아닌지’라는 강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발언을 지적하는 본보의 질문에 “총리로 일할 때부터 혁신도시 문제가 있었고, 당 대표로 일하면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대전·충남 혁신도시를 이뤘다”고 말했다.

특히 “(김사열)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제 후원회장이다.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었다. 허태정 시장, 양승조 지사와 힘을 모아 혁신도시를 이루게 됐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지지를 얻고자 충남을 방문한 것이라면,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진정성 있는 해명과 사과부터 해야 한다. 

해명과 사과 없이, 혁신도시 지정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 혁신도시 지정은 충남 220만 도민이 함께 이뤄낸 결실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충남도민은 이 후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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